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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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마라탕을 먹고 싶어하는데… 건강하게 먹일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온라인 맘카페나 맛집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같은 질문이 올라오면 “샤브샤브 식당으로 가보세요”라는 답변이 줄을 잇곤 한다.

최근 마라탕 마니아들 사이에서 샤브샤브 식당이 각광 받고 있다. 샤브샤브 식당에선 여러 취향의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육수를 구비해놓고 있다. 이중에 '마라 육수'도 있어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도 만족시킨 셈. 샤브샤브 식당의 마라 육수는 훠궈(중국식 샤브샤브)와 맛은 유사한데 기름기가 적고 자극적인 맛이 덜하다. 마라맛을 즐기고 싶지만 건강을 따지는 여성 고객들이 특히 선호한다는 게 샤브샤브 식당들 귀띔이다.

마라탕보다 건강한 다이어트식…MZ 고객 '쑥'

20일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샤브샤브 브랜드 ‘로운 샤브샤브’에 따르면 이 식당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육수 선택 비중은 마라 육수가 25%로 가장 크다. 로운 샤브샤브에는 마라 육수를 비롯해 버섯야채 육수, 스키야키 육수, 칼칼 얼큰 육수 등이 구비돼 있다. 지난해 가을 새로운 육수 메뉴로 추가된 마라 육수는 선보이자마자 인기를 끌었다.
네이버 트렌드의 샤브샤브의 검색 빈도 추이. 증가세가 뚜렷하다. 사진=이랜드이츠 제공
네이버 트렌드의 샤브샤브의 검색 빈도 추이. 증가세가 뚜렷하다. 사진=이랜드이츠 제공
마라 육수 덕에 샤브샤브 식당이 ‘건강한 마라탕’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도 커지는 추세다. 이랜드이츠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로운 샤브샤브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3% 증가했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채선당이나 샤브향 등도 마라 육수를 도입했다. 5060세대의 모임 외식 메뉴 정도로 취급 받던 샤브샤브 식당에 10대에서 20~30대까지 젊은 층이 찾게 된 데에는 마라 육수가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샤브샤브 식당을 찾는 소비자들 연령대가 확대되면서 샤브샤브 검색량도 늘고 있다. 소비자 빅데이터를 조사 분석하는 아하트렌드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외식 가맹 사업자로 등록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검색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10위권 업종 중 샤브샤브의 검색량은 지난달 기준 전년 동월 대비 78% 상승해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치킨, 햄버거 등 다른 10위권 업종들이 대부분 검색량이 감소하거나 10% 안팎에서 증감 추이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로운 샤브샤브 관계자는 “샤브샤브 인기가 높아지면서 기존 야채 육수와 얼큰 육수 이외에도 다양한 육수를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크게 호불호 갈리지 않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외식 메뉴로 선호도가 높아 연말 모임 장소로 찾는 고객도 많을 것”라고 말했다.

SNS 바이럴 확산…샤브샤브 뜬 이유

젊은층 고객이 ‘마라탕 맛집’으로 샤브샤브를 찾게 된 데에는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이 크다. 먹방 콘텐츠 등에선 샤브샤브를 무제한 마라탕 식당으로 꼽는 콘텐츠가 급증했다. 유튜브에 ‘샤브샤브 다이어트’로 검색하면 ‘단돈 2만원대로 마라샤브를 무한으로 먹을 수 있다고?’, ‘마라탕집이 됐다는 샤브샤브 식당 근황’ 등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이 줄줄이 뜬다.
젊은층 고객들이 몰린 로운 샤브샤브 매장. 사진=이랜드이츠 제공
젊은층 고객들이 몰린 로운 샤브샤브 매장. 사진=이랜드이츠 제공
저렴한 가격도 한 몫 했다. 외식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샤브샤브 업계는 무한 리필 서비스를 도입해 양 많고 저렴한 한 끼 식사로 꼽힌다. 로운 샤브샤브는 평일 점심에 성인 1인당 1만9900원(신촌점 기준)을 내면 소고기 샤브샤브와 샐러드바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채선당이나 샤브향 등도 1인당 1만원대 중후반 가격으로 2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마라 육수 열풍을 타고 새로운 육수 고객을 끌기 위해 업계는 신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로운 샤브샤브는 겨울시즌에 맞춰 오는 21일부터 약 두 달간 전국 매장에서 사골 육수, 토마토 육수, 쌀국수 육수 등 육수 3종을 새로 선보이기로 했다. 채선당도 기존 소고기 육수 외에 토마토 육수와 커리 육수 등을 추가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