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기차·드론용 '모터 파운드리' 키운다
대구시가 2023년 모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대구에 모터 관련 앵커 기업의 투자와 인력 채용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기계부품연구원(DMI)은 모터 분야 소부장 기술 자립화와 공급망 내재화를 위해 관련 연구개발(R&D) 및 인프라 조성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를 통해 대구를 자동차뿐만 아니라 도심항공교통(UAM), 로봇에 들어가는 각종 모터의 글로벌 주문생산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DMI는 전기차 구동 유닛(e-AXLE)용 160㎾급 모터의 소재 부품 모듈 고기능화와 국산화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5년간 대구 앵커기업 5곳과 지원기관 12곳이 참여한다. 국비 200억원 등 288억원이 투입된다.

또 국가산업단지 내 글로벌 파운드리형 모터산업 거점을 조성하기 위해 모터성능평가인증센터를 구축한다. 국비 200억원 등 350억원이 책정됐다. 이 센터는 제품 신뢰성을 평가하기 위한 부품모듈 검증 장비 및 전동화시스템 품질평가 장비 등을 구비해 기업의 시제품 제작, 설계검증을 도울 계획이다.

모터 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된 대구국가산단과 테크노폴리스 등에는 2030년까지 1조1200억원이 투자될 전망이다.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기업은 2015년 창업한 유림테크(대표 조현호)다. 이 회사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구동 모터와 차량통합제어기 분야 국내 1위 기업이다. 2020년 현대차의 모듈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이 회사 모터하우징이 채택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2018년 7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685억원, 올해는 900억원대, 내년에는 13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유림테크는 지난 5월 대구시와 대구국가산단 2단계 4만2703㎡에 1200억원을 투자하는 협약을 맺었다. 내년 9월께 공장이 완공되면 미래차 모터하우징 생산능력이 35만 대 추가돼 연간 100만 대로 늘어난다. 이수안 유림테크 부장은 “유압이나 유공압에 의존하던 기존 모터 냉각시스템에서 더 나아가 물과 공기로 냉각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이 회사는 올해부터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와 손잡고 레이저 활용 자율 제조공정 개발을 위한 산업통상자원부 국제 R&D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친환경차 핵심 부품 중 하나인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 기업인 성림첨단산업도 지난해 테크노폴리스 1만1410㎡에 계획보다 100억원 많은 4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신축했다. 신규 고용 인력은 94명이다. 김동환 성림첨단산업 사장은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의 R&D 사업으로 희토류를 현재의 절반만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성공하면 원가 경쟁력이 두 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DMI는 지난 23~26일 열린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에서 글로벌 모터 파운드리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나서기도 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