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양자 집단 입주 거부 사태…마곡동에 무슨 일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수분양자 집단 입주거부…협회 "공사 안 끝나 입주 불가능"
롯데건설 "두 달 전 상황…이미 보수 마쳐"
오는 29일 잔금 기한 만료 앞두고 '대치'
롯데건설 "두 달 전 상황…이미 보수 마쳐"
오는 29일 잔금 기한 만료 앞두고 '대치'
'생활형숙박시설'에서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에 성공한 서울 마곡동 '롯데캐슬 르웨스트'가 또다시 갈등에 휩싸였다. 입주일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다수 수분양자가 입주와 잔금 납부를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롯데캐슬르웨스트수분양자협회에 따르면 876명 수분양자 중 600명가량이 부실시공을 사유로 잔금 납부와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사와 시공사는 이들이 과거 하자를 문제 삼았고, 건물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수분양자들은 지난달 진행된 사전점검에서 부실시공이 해결되지 않아 정상 입주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집단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심은 "지하층에는 누수로 물이 차고, 누수 때문에 엘리베이터도 멈추는 상황"이라며 "개별 점유 공간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수분양자들이 제보한 사진에 따르면 일부 지하 복도에는 물이 찼고 개별 호실 천장은 마감되지 않은 상태다. 일부 벽면에서는 누수로 인해 접착제가 흘러내려 종유석 같은 형태가 만들어졌고 콘크리트가 그대로 노출된 부분도 적지 않다고 수분양자들은 전했다. 사진 속 일부 호실에선 벽지 등을 크게 잘라내 전선이 노출된 상태도 눈에 띈다.
한 수분양자는 "건물 내부에 접착제 냄새가 진동하고 벽지 마감도 채 되지 않았다"며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어야 입주할 것 아니냐. 일정을 준수하라는 건 사실상 공사판에 입주하라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송민경 롯데캐슬르웨스트수분양자협회 회장도 "뚫려있는 벽면에 억지로 문을 부착하고 시멘트 마감 처리도 하지 않는 등 문제가 많은데도 건설사는 잔금을 치르라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행사·시공사와 수분양자들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마곡PFV는 이달 초 '29일까지 중도금과 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가압류 등 법적조치를 진행하겠다'고 수분양자들에게 통보했다.
시공사이자 시행사 대주주인 롯데건설도 수분양자들의 반응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수분양자들이 문제로 삼는 시공 문제는 이미 대부분 해결됐는데, 과거 하자를 문제 삼으니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준공 이후인 지난 9월부터 사전점검을 시행했고, 현재 수분양자들이 문제 삼는 하자는 대부분 그 당시 수리 중이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벽지에 하자가 발견되면 벽지 전체를 뜯어내 새로 시공하고, 화장실 타일에 하자가 있으면 화장실 타일과 욕조 등을 모두 떼어낸 다음 새로 작업하는데 수분양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문제 삼아 공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는 취지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입주자가 적어 일부 엘리베이터 전원을 차단해둔 상태"라며 "엘리베이터가 시공 하자나 고장으로 멈춘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하자가 있던 부분도 약 2개월이 지난 만큼 대부분 보수를 마쳤다"며 "실거주에 문제가 없는 상황임에도 부실시공을 주장해 입주마저 거부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롯데건설은 오는 24일까지 수분양자를 대상으로 사전 신청받아 입주설명회도 진행하고 있다. 수분양자가 요구하는 타입을 무작위로 선정·방문해 시공 상황을 보여주고 전문가 설명을 들려준다. 중도금과 잔금 납부를 위한 금융기관 안내도 이뤄진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실제 부실시공보다는 수분양자들의 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주거가 가능하다는 홍보에 생활형숙박시설을 분양받았다가 관련 규제가 강화하면서 주거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던데다, 부동산 시장 열기가 식으면서 오피스텔로 전환해도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지난 8월 생활형숙박시설에서 오피스텔로 용도 전환에 성공하면서 주거를 계획하던 수분양자들이 한숨을 돌렸다. 롯데건설이 대주주로 있는 시행사 마곡PFV가 200억원 규모 기부채납을 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 건축물 용도 계획을 바꾸는 '도시관리계획(마곡 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이 수정 가결된 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 전환으로 입주가 가능해졌지만, 수분양자들은 '입주가 불가능하니 분양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집단소송을 유지하고 있다"며 "실거주 의향이 있다면서 분양 취소 소송을 유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감정싸움의 영역이거나 다른 목적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수분양자들 "아직 공사 중인데 어떻게 입주하나"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약 열흘 뒤인 오는 29일 잔금 납부 기간이 끝난다. 이날까지 잔금을 납부하고 입주하지 않으면 수분양자는 계약이 자동으로 해지된다. 하지만 전체 876명 규모 수분양자 가운데 600여 명은 잔금 납부와 입주를 거부하고 나섰다.수분양자들은 지난달 진행된 사전점검에서 부실시공이 해결되지 않아 정상 입주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집단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심은 "지하층에는 누수로 물이 차고, 누수 때문에 엘리베이터도 멈추는 상황"이라며 "개별 점유 공간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수분양자들이 제보한 사진에 따르면 일부 지하 복도에는 물이 찼고 개별 호실 천장은 마감되지 않은 상태다. 일부 벽면에서는 누수로 인해 접착제가 흘러내려 종유석 같은 형태가 만들어졌고 콘크리트가 그대로 노출된 부분도 적지 않다고 수분양자들은 전했다. 사진 속 일부 호실에선 벽지 등을 크게 잘라내 전선이 노출된 상태도 눈에 띈다.
한 수분양자는 "건물 내부에 접착제 냄새가 진동하고 벽지 마감도 채 되지 않았다"며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어야 입주할 것 아니냐. 일정을 준수하라는 건 사실상 공사판에 입주하라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송민경 롯데캐슬르웨스트수분양자협회 회장도 "뚫려있는 벽면에 억지로 문을 부착하고 시멘트 마감 처리도 하지 않는 등 문제가 많은데도 건설사는 잔금을 치르라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공사 "이미 보수 완료된 하자를 지적…납득 어려워"
수분양자들의 주장과 달리 시행사와 시공사는 건물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행사인 마곡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는 오피스텔로 전환돼 대출이 가능해졌고, 중도금 무이자 대출 기한이 만료된 만큼 계약자들이 중도금과 잔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시행사·시공사와 수분양자들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마곡PFV는 이달 초 '29일까지 중도금과 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가압류 등 법적조치를 진행하겠다'고 수분양자들에게 통보했다.
시공사이자 시행사 대주주인 롯데건설도 수분양자들의 반응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수분양자들이 문제로 삼는 시공 문제는 이미 대부분 해결됐는데, 과거 하자를 문제 삼으니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준공 이후인 지난 9월부터 사전점검을 시행했고, 현재 수분양자들이 문제 삼는 하자는 대부분 그 당시 수리 중이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벽지에 하자가 발견되면 벽지 전체를 뜯어내 새로 시공하고, 화장실 타일에 하자가 있으면 화장실 타일과 욕조 등을 모두 떼어낸 다음 새로 작업하는데 수분양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문제 삼아 공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는 취지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입주자가 적어 일부 엘리베이터 전원을 차단해둔 상태"라며 "엘리베이터가 시공 하자나 고장으로 멈춘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하자가 있던 부분도 약 2개월이 지난 만큼 대부분 보수를 마쳤다"며 "실거주에 문제가 없는 상황임에도 부실시공을 주장해 입주마저 거부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롯데건설은 오는 24일까지 수분양자를 대상으로 사전 신청받아 입주설명회도 진행하고 있다. 수분양자가 요구하는 타입을 무작위로 선정·방문해 시공 상황을 보여주고 전문가 설명을 들려준다. 중도금과 잔금 납부를 위한 금융기관 안내도 이뤄진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실제 부실시공보다는 수분양자들의 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주거가 가능하다는 홍보에 생활형숙박시설을 분양받았다가 관련 규제가 강화하면서 주거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던데다, 부동산 시장 열기가 식으면서 오피스텔로 전환해도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지난 8월 생활형숙박시설에서 오피스텔로 용도 전환에 성공하면서 주거를 계획하던 수분양자들이 한숨을 돌렸다. 롯데건설이 대주주로 있는 시행사 마곡PFV가 200억원 규모 기부채납을 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 건축물 용도 계획을 바꾸는 '도시관리계획(마곡 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이 수정 가결된 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 전환으로 입주가 가능해졌지만, 수분양자들은 '입주가 불가능하니 분양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집단소송을 유지하고 있다"며 "실거주 의향이 있다면서 분양 취소 소송을 유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감정싸움의 영역이거나 다른 목적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