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동조합이 지난 18일 준법투쟁(태업)에 들어간 데 이어 서울지하철 1~8호선 운영사인 서울교통공사 제1노조도 20일부터 태업을 시작한다. 1노조는 사측과 최종 협상이 결렬되면 다음달 6일 총파업에 들어갈 방침이어서 시민 불편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노조는 19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와 공사가 요구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다음달 6일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공사와 1노조는 지난달 말까지 네 차례의 본교섭과 15차례의 실무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인 1노조는 공사 내 3개 노조 가운데 최대 규모로, 전체 직원의 약 60%인 9450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다.

1노조는 이날 서울시 경영혁신 방침에 따른 공사 인력 대규모 감축, 1인 승무제 도입 등을 철회하고 산업재해 예방 및 대책 수립, 부당 임금 삭감 문제 해결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공사는 정부 지침에 따라 내년 임금 인상률 2.5%를 제시했고 정원 조정 및 증원 등은 서울시 승인 사항인 만큼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노사는 18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노동쟁의 조정 절차를 진행했으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1노조는 합법적으로 쟁의할 권리를 얻었다. 보름간 노사 간 필수업무 유지 및 운영을 위한 협정이 체결되면 총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노조는 다음달 6일을 디데이로 정했다. 15~18일 1노조 조합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투표율 83.2%, 찬성 70.6%로 파업이 가결됐다.

‘줄파업’ 현실화에 시민 불안은 커지고 있다. 경기 안양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성모 씨(28)는 “지금도 코레일 태업 탓에 집에서 사당역까지 평소보다 10~20분가량 더 걸리는데 서울지하철까지 파업하면 출퇴근길이 벌써 두려워진다”며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어 아까운 시간을 길에서 낭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