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에 달하는 최대주주 할증 평가 제도는 대주주들의 상속세 부담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세수 확보를 어렵게 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고(故) 김정주 전 넥슨 회장의 상속인들이 상속세 대신 물납한 넥슨 지주사 NXC 주식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는 내년에는 해당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세외수입 3조7000억원을 예산에 반영했는데, 매각 실패 시 그만큼 ‘세수 펑크’로 이어진다.

NXC 매각 실패땐 3.7조 '세수 펑크'
최대주주 할증 평가 제도에 따라 대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시가의 20%를 가산한 금액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 이는 주식으로 물납할 때도 마찬가지다. 다만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가업을 상속할 경우에는 면제된다. 지난해 5월 김정주 창업주 일가가 상속세 대신 납부한 NXC 지분(4조7000억원 규모)에도 최대주주 할증이 적용됐다. 지난해 말 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해당 지분 공매에 나섰지만 모두 유찰됐다. 20% 프리미엄이 반영돼 원매자 입장에서 가격 부담이 컸다. 여기에 창업주 지분이 68%에 달해 매각 대상 지분 전체를 매입해도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고, 상장 외에 투자금을 회수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작용했다.

물납 주식은 공매가 두 차례 유찰된 뒤에야 가격을 낮춰 매각할 수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NXC 지분을 올해 10~20%가량 가격을 낮춰 재매각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NXC 물납 지분의 약 80%인 3조7000억원가량이 내년에 현금화될 것이라고 보고 예산에 반영해뒀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국정감사 질의에서 “(NXC 지분 매각 수익을) 세외수입에 담지 않으면 정부가 매각 의지가 없는 것으로 잘못 읽힐 수 있다”며 “매각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매각에 실패하면 내년도 재정에 당장 수조원의 구멍이 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재정 관리 목표도 지키기 어려워진다. 기재부는 재정 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3% 내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도 재정 적자 규모를 GDP의 2.9%로 예상했지만, NXC 매각 실패 시 3.1%가 될 것으로 국회예산정책처는 보고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