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본토 타격에도 WTI는 0.33% 상승에 그쳐 [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하루 동안 상승과 하락을 거듭한 끝에 소폭 반등하며 마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긴장 확대에도 상승 폭은 제한돼, 원유 시장이 공급보다는 수요에 의해 움직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23달러(0.33%) 상승한 배럴당 69.39달러에 장을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 인도분 가격은 0.01달러(0.01%) 오른 배럴당 73.31달러에 마감했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이날 국제유가는 공급에 영향을 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정전으로 인해 전날 생산이 중단됐던 노르웨이의 북해 ‘요한 스베르드루프’ 유전이 생산을 재가동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WTI 하락 폭은 1%까지 확대됐다.

이후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도 핵 공격 대상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핵무기 사용 조건을 완화했다는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면서 유가는 급반등했다.

이란이 국제에너지기구(IAEA)에 핵무기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는 다시 하락했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지난주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이란을 방문했을 때 이란이 60%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더이상 확대하지 않는 방안이 논의됐다”며 “이번 주 열릴 IAEA 이사회에서 이란 결의안을 폐기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라고 전했다.
지난 2월 촬영된 우크라이나 키이우 독립광장 전쟁 희생자 추모 장소(사진=AP연합뉴스)
지난 2월 촬영된 우크라이나 키이우 독립광장 전쟁 희생자 추모 장소(사진=AP연합뉴스)
전쟁 1000일을 맞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새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이들의 분쟁은 유가 급등을 이끌지 못했다. 원유 공급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지정학적 긴장이 유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콜린 치에진스키 SIA웰스매니지먼트 시장 전략가는 “러시아는 제재로 인해 공식적으로 시장에서 배제됐다”며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많은 여유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시스템에 여전히 많은 여유가 있는 듯하며 어떤 면에서는 수요 부족이 공급 부족보다 더 큰 우려 사항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원유 구매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알렉스 호데스 스톤엑스 에너지 분석가는 “중국의 원유 수입이 11월 말에 역대 최고치에 도달하거나 근접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현재 원유 가격이 매력적인 수준이라 중국이 원유 수입을 늘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