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합뉴스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과거 비트코인 투자를 경고하고 이를 금지하려고 했던 인물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20일 19일(현지시간)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5시 9분(서부 시간 오후 2시 9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날보다 1.15% 오른 9만2355달러(1억2869만원)에 거래됐다.

상승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사상 처음 9만4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지난 13일 기록했던 9만3400달러대를 뛰어넘는 수치로, 6일 만에 사상 최고가 경신이다. 미 대선일이었던 지난 5일 오전 7만 달러선 아래에서 거래되던 가격과 비교하면 2주 만에 상승폭도 약 35%로 늘렸다.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금과 마찬가지로 가상화폐 자산은 많은 투자자에게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몰수될 수 없는'(non-confiscatable) 장기 헤지(분산·회피)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2018년 '비트코인 광풍' 당시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비관적으로 말했던 이들의 말이 소환되고 있다. 특히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017년 12월 가상화폐 열풍을 주제로 한 JTBC '썰전'에 출연해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진짜 손대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며 "'바다이야기'(사행성 게임)처럼 도박과 같다. 도박의 모든 요소를 다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이사장은 2018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도 가상화폐를 "인류역사상 가장 난해하고 우아한 사기사건"으로 규정하고 "채굴 비용의 증가 등 때문에 데드크로스가 일어나면서 다운될 가능성이 99.999%"라고 말하기도 했다.

2017~2019년 법무부장관을 지낸 박상기 전 장관의 말도 다시 조명되고 있다. 2018년 2030세대를 중심으로 코인 투자 열풍이 불자 그는 기자 간담회를 열고 가상화폐를 도박으로 규정하며, 거래소 폐쇄를 목표로 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가상 화폐 규제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 20만명의 동의를 넘어서는 일도 있었다.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결국 한발 물러섰다.

일부 누리꾼들은 유 전 이사장이 비트코인을 '사기'로 규정한 말을 옮기며 "유시민에 대한 재평가가 시급하다. 유시민은 5년 이상 전부터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했다. 비트코인을 '팔기'가 아니라 '사기'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이제서야 그를 이해한다. 너무 늦었다"고 했다. 사실 그가 말한 게 남을 속인다는 뜻의 사기(詐欺)가 아니라 매수를 뜻하는 '사기'였다고 비꼰 것이다.

실제 그가 '사기'라고 규정한 시점에서 비트코인을 사 보유했다면 이날 기준 약 90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