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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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씨는 경기 고양의 방 3칸짜리 아파트에서 부인 및 자녀 2명과 함께 살고 있다. 그는 해당 아파트에 모친과 장모를 위장전입시킨 후,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공급하는 노부모 부양자 특별공급 주택에 청약해 당첨됐다.

#2. 남편 소유의 파주 아파트에서 살던 B씨는 협의이혼한 후에도 남편 및 세 자녀와 계속 동거인으로 거주했다. B씨는 2개월 뒤 무주택자만 넣을 수 있는 다자녀가구 특별공급에 당첨됐다. 청약을 노린 위장이혼이었던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상반기에 주택청약 및 공급실태를 점검한 결과, 총 127건의 교란행위를 적발해 경찰에 수사의뢰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작년 하반기 분양단지 중 부정청약이 의심되는 2만2839가구(40개 단지)를 대상으로 올해 1~6월 집중점검을 벌인 결과다.

주요 부정청약 유형을 살펴보면 위장전입이 107건(84.3%)으로 가장 많았다. 광주에 거주하는 30대 딸을 본인이 살고 있는 인천 오피스텔에 위장전입시킨 사례, 실제로는 부부가 경북 김천에 살고 있으면서 아내의 주소지를 경기 광명의 단독주택으로 허위이전하는 방식으로 수도권 아파트에 당첨된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배우자와 허위로 이혼(실제론 함께 거주)하는 위장이혼 유형은 3건 적발됐다. 생애최초나 다자녀 등 모든 특별공급은 무주택세대구성원에 한정해 공급된다는 점을 노렸다. 브로커와 청약자(북한이탈주민)가 공모해 금융인증서 등을 넘겨주고 대리청약 및 대리계약을 하는 자격매매도 1건 적발했다.

불법공급 사례도 16건이나 나왔다. 시행사가 저층 당첨자한테 미리 계약금을 받고, 부적격 당첨 처리된 로열층 주택을 넘겨주는 식이다. 원래 당첨자 계약 다음에 예비입주자 계약, 무순위공급, 선착순공급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시행사는 해당 로열층 물건을 예비입주자 및 무순위 공급 물량에서 제외한 후, 선착순공급으로 가장해 계약했다.

국토부는 한부모가족 특별공급 관련 부정청약 18건도 적발해, 모두 당첨취소 조치를 했다. 한부모가족 특별공급은 배우자와 사별 혹은 이혼한 자를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혼인신고만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에 있는 미혼자가 청약을 넣어 당첨된 사례가 많았다.

정수호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최근 규제지역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청약과열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수도권 주요 분양단지에 대해선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주택 청약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시장 모니터링과 점검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