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 진수돼 있는 정조대왕함/ 사진=이솔 기자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 진수돼 있는 정조대왕함/ 사진=이솔 기자
북한 탄도미사일 탐지·추적은 물론 요격까지 가능해 '해군의 주먹'이라 불리는 정조대왕급 구축함 2번함의 함명이 '다산정약용함'으로 결정됐다.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해군은 지난 15일 함명제정위원회를 열어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년)을 한국형 구축함(KDX)-Ⅲ 배치(Batch·유형)-Ⅱ 사업 2번함의 명칭으로 쓰기로 했다.

구축함 명칭은 해군 전략발전업무 규정에 따라 국민으로부터 영웅으로 추앙받는 역사적 인물과 호국 인물의 이름으로 제정된다.

해군은 다산정약용함이란 함명에 대해 "자랑스러운 과학기술 강군 구현,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해군력 건설을 위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국방혁신 4.0과 필승해군 4.0 과제를 행동화 해나가는데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정약용은 조선 후기 실학자로, 문학·과학·의학·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적을 이뤘다. 조선 제 22대 왕 '정조'의 숙원 사업인 수원화성의 건설을 맡기도 했다.

정조대왕급 구축함 2번함의 함명이 다산정약용함으로 결정되면서 임금과 신하였던 정조와 정약용이 각각 1·2번함 함명으로 부활해 우리 바다를 지키게 됐다.

정조대왕함은 오는 27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해군에 인도된다. 정조대왕함은 앞으로 약 1년 동안 전력화 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다산정약용함은 내년 7월쯤 진수식을 가질 예정이다. 진수식은 함정 건조 시 선체를 완성해 처음 물에 띄울 때 진행되는 의식이다.

정조대왕함은 경하배수량 8200t으로 해군이 보유한 구축함 가운데 배수량이 가장 많으면서도 최고 속력은 시속 30노트(약 55㎞)에 달한다.

정조대왕함은 탄도미사일 '탐지·추적'만 가능했던 기존 해군 이지스 구축함들과 달리 '탐지·추적·요격'이 가능하다. 특히 정조대왕함급 구축함엔 탄도미사일 궤적의 중간 단계와 종말 단계를 방어할 수 있는 함대공미사일 SM-3, SM-6가 탑재될 예정이다.

정조대왕함급 구축함에 탑재되는 각종 전투체계와 이지스 체계 등은 현재 미국 해군이 운용 중인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과 동급이란 평가를 받는다.

정조대왕함과 다산정약용함, 3번함까지 취역하면 우리 군의 대(對)북한 탄도미사일 방어망이 보다 촘촘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