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그룹이 게임, 애니메이션 등 히트작을 다수 보유한 일본 콘텐츠 기업 가도카와 인수를 추진한다. 인수 협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도카와 주가는 이틀 연속 급등했다.

'IP 왕국' 키우는 日소니…콘텐츠社 가도카와 인수 추진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가도카와 인수를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소니는 인수합병(M&A)으로 애니메이션, 게임 등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 성장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가도카와 인수로 콘텐츠 판권을 축적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소니는 지난 3월 말 기준 가도카와 지분 약 2%를 보유하고 있다. 가도카와의 게임 자회사인 프롬소프트웨어에도 소니 자회사를 통해 약 14%의 지분을 출자하고 있다. 프롬소프트웨어는 세계적으로 히트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엘든링’을 개발한 회사다.

도쿄증시에 상장된 가도카와 시가총액은 약 5300억엔(19일 기준) 규모다. 앞서 소니는 3년간 M&A와 자사주 매입 등을 합쳐 1조8000억엔 규모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2021년 미국 AT&T 자회사인 애니메이션 배급사 ‘크런치롤’ 운영사를 11억7500만달러에 인수했다. 크런치롤은 전 세계 1500만 명이 넘는 유료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의 콘텐츠산업 규모는 14조엔을 넘어섰다. 콘텐츠 수출 규모가 철강산업에 맞먹을 정도로 커졌다. 미국 넷플릭스는 일본 ‘원피스’ 등 인기 만화를 잇따라 실사화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콘텐츠 제작비가 치솟으면서 M&A를 통해 유력 콘텐츠를 확보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니의 인수 추진 소식이 처음 전해진 19일 가도카와 주가는 도쿄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23% 상승한 3745엔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 20일에도 전날보다 16.05% 급등한 4346엔에 마감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