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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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300만원(4대 보험·퇴직금 無)'에 생후 2개월 아기를 돌봐 줄 입주 도우미를 찾는다는 구인 공고가 네티즌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까다로운 근무 조건뿐만 아니라, '부부 저녁 식사', '어른 빨래'까지 포함하는 방대한 업무 범위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월 300만원에 노예를 구하는 거냐"는 반응이 나왔다.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의 아르바이트 게시판에는 '2개월 여아를 돌봐주실 분 구합니다(주 5일 입주, 시터+가사일 포함)'라는 제목의 구인 공고가 올라왔다.

공고에 따르면 근무지는 잠실역에서 도보 5분 거리의 40평 아파트(방4 화2) 아파트다. 근무 시간은 일요일 오후 8시에 출근해 금요일 오후 8시까지 5일이다. 공휴일에만 쉴 수 있으며, 대체공휴일, 임시공휴일엔 근무해야 한다.

설과 추석 명절에는 각각 3일씩 휴무를 주고 있으며, 여름휴가는 부부 휴가 날짜에 맞춰 가야 하는 조건으로 3일 제공된다. 급여는 월 300만원으로, 퇴직금이나 4대 보험은 없다. 2개월 미만 일하고 그만두면 일당을 10만원으로 일할 계산해 지급한다.
사진=당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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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씨는 근무 내용에 대해선 "전반적인 아이 케어뿐 아니라 성인 가사, 부부 저녁 식사 포함한 요리, 어른 빨래, 거실·안방·화장실 청소, 분리수거, 음식물 쓰레기 배출 등을 하실 수 있는 분을 적극 우대한다"면서 "로봇청소기, 식기세척기, 세탁건조기 갖춰져 있으나 청소기·밀대로 직접 하실 수 있는 부지런한 분 원한다"고 적었다.

이어 "아기 달래고 안아주기, 2~3시간마다 모유 수유 돕기, 분유·영양제 먹이기, 이유식 만들고 먹이기, 기저귀 갈기, 아기용품 소독, 아기 빨래, 아기방 청소, 책 읽어주기, 동요 부르기, 산책, 재우기 등을 (해야 한다)"면서 "밤에 아기를 데리고 주무실 수 있어야 하며 아기 자는 도중에 부모가 아기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A씨 집에서 일하고 싶을 경우 △백일해·독감·코로나 예방접종 증명서 △3개월 이내 검사한 건강검진 진단서 △외국인 등록증 또는 신분증 △시터 자격증 등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아울러 만 61세 토끼띠 이하, 신생아·여아 입주 베이비시터 경력 최소 5년 이상, 이전 근무지 연락처를 A씨에게 제공할 수 있는 사람만 지원할 수 있다.

공고를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시급 1만원으로 잡아도 하루 24만원에 주휴수당 붙으면 대충 적게 잡아도 월 800만원인데, 그냥 노예 구한다고 쓰지 그랬나", "그 돈 받고 본인이면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월 300만원에 노예를 구하는 거냐", "최소 500부터는 시작해야 맞다" 등 반응이 나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