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건전성 악화땐 정책금융 '흔들'…반도체·배터리 지원 좌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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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매각 불발 후폭풍…산은 BIS 비율 하락 비상
산은, 대출 여력 고갈될 수도
보유주식 늘면 자본비율 떨어져
조달금리 상승, 대외신인도 하락
대기업부터 中企까지 지원 마비
"HMM, 자사주 매입이 대안"
몸집 줄여 향후 재매각에 유리
기업가치 제고에도 긍정 효과
산은, 대출 여력 고갈될 수도
보유주식 늘면 자본비율 떨어져
조달금리 상승, 대외신인도 하락
대기업부터 中企까지 지원 마비
"HMM, 자사주 매입이 대안"
몸집 줄여 향후 재매각에 유리
기업가치 제고에도 긍정 효과
HMM 영구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을 계기로 산업은행의 자본 건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산은의 건전성 악화는 정책금융 공급 경색과 정부의 증자(재정 투입)로 이어지기 때문에 시중은행의 재무구조 악화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로 꼽힌다. HMM의 주주가치 제고와 산은의 건전성 회복, 공적자금 회수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카드 중 하나로 HMM의 자사주 매입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문제는 산은의 HMM 보유 주식이 많아져서 BIS 자기자본비율이 ‘15% 룰’을 넘어간다는 점이다. 15% 룰은 은행이 자기자본 대비 특정 기업 지분을 15% 이상 보유하면 15%가 넘는 지분에는 위험가중치를 1250% 매기는 특별 규정이다.
HMM의 이날 주가인 1만832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산은의 보유 지분 가치는 4조2355억원으로 산은의 10월 말 기준 자기자본인 26조3000억원의 16% 수준이다. 이미 15%를 웃돈다.
다른 조건이 같고 CB의 주식 전환이 이뤄지면 산은의 HMM 보유 지분 가치는 5조5546억원으로 불어난다. 자기자본 대비 HMM 지분 비율은 21%까지 뛴다. 6%포인트에 해당하는 1조6000억원어치 주식에 1250%의 위험가중치가 부여된다는 얘기다. 정부가 예정한 2조원 증자가 내년 초에 이뤄진다고 해도 자기자본 대비 HMM 지분 비율은 여전히 20%에 육박한다. 업계에선 산은이 HMM 주식을 처분하지 않는 이상 BIS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추산한다. 산은의 지난 6월 말 기준 자본비율은 14.25%였다.
산은은 올해 신설된 17조원 규모 반도체 저리 대출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산은은 마진을 포기하면서까지 대출 금리를 낮춘다는 계획이었지만, 조달금리가 올라가면 계획이 뒤틀리게 된다.
산은은 2차전지·바이오 등 글로벌 초격차 산업, 미래 유망 산업 등 정부의 산업 육성 및 지원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재선으로 세계 산업 지형도가 재편되는 가운데 주력 산업 지원에 차질을 빚으면 상당한 후폭풍이 불어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산은의 건전성 하락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HMM의 자사주 매입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HMM이 자사주를 대량으로 사들이면 몸집을 줄여 향후 재매각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자사주 매입은 ‘밸류업’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HMM은 한국거래소의 KRX코리아 밸류업지수에 포함돼 있으며 연말까지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변수는 2030년까지 30조원을 신규 선박 확보 등에 투입한다는 기존 투자 계획이다. HMM의 2대 주주이자 경영을 담당하는 해진공은 보유 자원을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HMM은 3분기 말 기준 14조원이 넘는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원대다. 향후 유입될 현금을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과 투자 계획 이행을 병행하는 게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HMM 관계자는 “밸류업 추진 방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시기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BIS 자기자본비율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 금융회사의 대표적 건전성 지표다. 위험가중자산은 대출, 투자 등을 위험가중치를 줘 다시 계산한 값이다. 자기자본비율이 내려가면 조달 금리가 올라가고 대출 여력이 줄어든다. 금융당국의 은행 권고치는 13% 이상이다.
강현우/최한종 기자 hkang@hankyung.com
○CB 전환으로 7200만 주 늘어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HMM의 1·2대 주주인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내년 4월 HMM CB의 주식 전환으로 7200만 주씩을 받게 된다. 보유 주식이 증가하면 산은의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대출, 채권, 주식 등 은행이 보유한 자산의 성격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다르게 매긴다. 일반 대출 가중치가 100%라면 주식 자산은 250%다. 주식을 더 위험하게 보는 것이다.문제는 산은의 HMM 보유 주식이 많아져서 BIS 자기자본비율이 ‘15% 룰’을 넘어간다는 점이다. 15% 룰은 은행이 자기자본 대비 특정 기업 지분을 15% 이상 보유하면 15%가 넘는 지분에는 위험가중치를 1250% 매기는 특별 규정이다.
HMM의 이날 주가인 1만832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산은의 보유 지분 가치는 4조2355억원으로 산은의 10월 말 기준 자기자본인 26조3000억원의 16% 수준이다. 이미 15%를 웃돈다.
다른 조건이 같고 CB의 주식 전환이 이뤄지면 산은의 HMM 보유 지분 가치는 5조5546억원으로 불어난다. 자기자본 대비 HMM 지분 비율은 21%까지 뛴다. 6%포인트에 해당하는 1조6000억원어치 주식에 1250%의 위험가중치가 부여된다는 얘기다. 정부가 예정한 2조원 증자가 내년 초에 이뤄진다고 해도 자기자본 대비 HMM 지분 비율은 여전히 20%에 육박한다. 업계에선 산은이 HMM 주식을 처분하지 않는 이상 BIS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추산한다. 산은의 지난 6월 말 기준 자본비율은 14.25%였다.
○자사주 매입으로 공적자금 반환
산은의 건전성이 악화하면 정책금융 공급체계도 흔들릴 수 있다. BIS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면 국내외 조달금리가 급등하는 데다 기존 자기자본을 활용한 대출 여력까지 줄어들기 때문이다.산은은 올해 신설된 17조원 규모 반도체 저리 대출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산은은 마진을 포기하면서까지 대출 금리를 낮춘다는 계획이었지만, 조달금리가 올라가면 계획이 뒤틀리게 된다.
산은은 2차전지·바이오 등 글로벌 초격차 산업, 미래 유망 산업 등 정부의 산업 육성 및 지원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재선으로 세계 산업 지형도가 재편되는 가운데 주력 산업 지원에 차질을 빚으면 상당한 후폭풍이 불어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산은의 건전성 하락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HMM의 자사주 매입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HMM이 자사주를 대량으로 사들이면 몸집을 줄여 향후 재매각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자사주 매입은 ‘밸류업’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HMM은 한국거래소의 KRX코리아 밸류업지수에 포함돼 있으며 연말까지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변수는 2030년까지 30조원을 신규 선박 확보 등에 투입한다는 기존 투자 계획이다. HMM의 2대 주주이자 경영을 담당하는 해진공은 보유 자원을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HMM은 3분기 말 기준 14조원이 넘는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원대다. 향후 유입될 현금을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과 투자 계획 이행을 병행하는 게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HMM 관계자는 “밸류업 추진 방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시기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BIS 자기자본비율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 금융회사의 대표적 건전성 지표다. 위험가중자산은 대출, 투자 등을 위험가중치를 줘 다시 계산한 값이다. 자기자본비율이 내려가면 조달 금리가 올라가고 대출 여력이 줄어든다. 금융당국의 은행 권고치는 13% 이상이다.
강현우/최한종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