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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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양대 오프라인 소매업체중 월마트는 뛰어난 실적을 보고했지만 타겟은 대조적으로 부진을 보였다. 20일(현지시간) 미국증시에서 주가가 20% 폭락한 12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타겟 주식의 일일 하락폭으로는 2년반만에 가장 큰 것이다.

타겟은 이 날 11월 2일로 끝난 분기에 매출 257억달러(36조원), 주당 순익은 1.85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월가 예상치인 259억달러에 약간 못미쳤으나 주당 이익은 예상치 2.30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수익성 문제는 연말 쇼핑 시즌을 포함한 4분기에도 지속돼 회사는 4분기 이익을 주당 1.85달러~2.45달러 사이로 예상했다. 이 역시 분석가들의 주당 2.65달러에 못미친다. 이에 따라 연간 주당 이익은 이전 범위인 9달러~9.70달러보다 낮은 8.30달러~8.90달러로 내려왔다. 월가는 주당 9.56달러를 예상했다.

일부 분석가는 타겟의 부진이 월마트로 일부 고객층을 뺏긴데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타겟의 CEO 브라이언 코넬은 최근 분기에 동부항만 파업을 예상해 연말쇼핑제품의 선적경로를 변경한 것이 추가 비용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의류와 가정용품 같은 재량 소비재의 수요 감소가 이익 악화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반면 월마트는 하루 전 실적을 발표하면서 식료품 같은 필수품이 아닌 가정용품, 장난감, 의류 등 재량 상품의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고 밝혔다.

미국인들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이자율에 직면해 놀라울 정도로 회복력이 있었지만, 가격에 민감하고 선택적이기도 하다. 미국 소비자들은 타겟을 월마트보다는 더 고급스러운 쇼핑으로 여긴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분석가인 카렌 쇼트는 타겟과 월마트의 가격 차이가 필수 품목의 경우 4%~5%사이라고 추정했다. 즉 타겟이 5% 가까이 비싼 품목을 취급한다. 이 결과 가격 차이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타겟 대신 월마트 등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월마트는 전 날 고소득 쇼핑객 사이에서 시장 점유율을 계속 늘렸다고 밝혔는데, 이는 기존에 타겟을 선호해온 집단이다.

씨티은행 분석가 폴 레후에즈는 고객층의 역학 관계를 감안하면 타겟이 월마트에 점유율을 더 빼앗길 가능성이 있다며 타겟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리고 목표주가도 188달러에서 130달러로 낮췄다.

반면 오펜하이머의 분석가 루페시 파리크는 소비자의 지출 환경이 개선되고 있고 재고수준이 적정하다며 타겟 주식을 ‘아웃퍼폼’으로 평가하고 목표주가를 156달러로 책정했다.

DA 데이비슨의 분석가인 마이클 베이커도 타겟은 분기에 따라 변동이 심했다고 이번 분기에는 점유율을 잃었지만 2025년에는 낙관적이라며 매수 등급을 유지했다.
5% 가격차이에 고객 이동…월마트 웃고 타겟은 울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