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10개월간 진통 끝에 가까스로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조합원 찬반투표 벽을 넘지 못했다.

2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 14일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2023·2024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했지만 부결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삼노와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작년 임금교섭과 올해 교섭을 병합해 새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노사 양측은 새롭게 교섭을 진행한 지 약 10개월 만인 이달 14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는 조합 총회(교육)에 참여하는 시간을 유급으로 보장하고 자사 제품을 구매할 때 사용 가능한 패밀리넷 200만포인트를 전 직원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평균 임금인상률은 5.1%(기본인상률 3%·성과인상률 2.1%)로 정했다. 장기근속 휴가 확대에도 합의했다.

경쟁력 제고·협력적 노사관계 정립을 위한 노사 간 상호 존중·노력, 노사 공동 CSR 활동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사진=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홈페이지 갈무리
전삼노는 이 같은 내용의 잠정합의안을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쳤지만 끝내 부결됐다.

전삼노 지도부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당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는데 당시 조합원들은 찬반으로 나뉘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모든 직원에게 200만포인트를 지급하는 데 대한 일부 반발도 있었다. '노조만을 위한 혜택'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였다.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만큼 노사는 다시 한 번 교섭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전삼노 입장에선 조합원들이 추가로 요구하는 사안을 관철시키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회사 입장에선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전날 기준 3만6685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 12만5000여명 가운데 약 30%를 차지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