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장기 성장성 판단에 제격"…'연구개발비' 많이 쓰는 종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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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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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각광받는 성장주는 혁신성을 갖추고 있다. 혁신성을 확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기술 개발이고, 좋은 기술은 연구·개발(R&D)을 통해 만들어진다. R&D에 열심히 투자하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향후 혁신 기업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혁신기업이 되면 주식 시장에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밖에 없다. 혁신기업으로 거듭날 가능성만 보여줘도 기대감으로 움직이는 주식시장에서는 반응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주식 투자 관점에서 R&D 투자를 열심히 하는 기업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오하이오 주립대의 케웨이 호우 등은 2022년 발표한 ‘기업 R&D와 주식 수익률:국제적인 증거’(Corporate R&D and Stock Return:International Evidence)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공통적으로 R&D 지출이 많은 기업의 사후 주가 상승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종목 중 영업이익 대비 연구개발비(판매관리비 하부 계정) 비율이 상위 10%인 종목을 사고(Long), 하위 10인 종목을 파는(Short) 롱숏전략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2016년 이후 연평균 수익률이 17.2%에 달했다.

그는 “연구개발비 비중 조건(팩터)은 기존 한국 시장의 주력 종목 선별 조건인 이익모멘텀 및 밸류에이션과 낮은 상관관계를 보였다”며 “이익모멘텀과 밸류에이션 조건이 캐치하지 못하는 장기 성장성을 가진 종목을 발굴하는 퀀트 전략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경 마켓PRO는 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인 국내 상장사 중 최근 3년 모두 영업이익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이 상위 40위 안에 든 25개 종목을 추렸다. 3년 중 한 번이라도 영업손실을 기록한 종목은 제외했다.

추려진 25개 종목 중 10개가 제약·바이오 종목이다. 연구개발비 지출이 많은 대표적인 업종이다. 신약 개발 뿐만 아니라, 복제약이라도 제품을 개량하는 과정, 해외 진출을 위해 현지 의약품 품목 허가 과정 모두 연구개발비가 지출된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영업이익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의 3년 평균치가 가장 높은 종목은 760.69%의 한올바이오파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영업이익의 10배가 넘는 연구개발비를 지출했다. 두 번째로 높은 종목 역시 제약사인 동아에스티로, 영업이익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의 3년 평균이 667.22%였다.
이외에도 녹십자(4위), 유한양행(5위), 에스티팜(6위), 대웅제약(7위) 등 제약사들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제약·바이오 종목을 제외하면 한전기술의 영업이익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이 가장 높았다. 3년 평균치는 344.54%다.

삼성전자가 한전기술의 뒤를 이었다. 작년에 영업이익이 부진했던 탓에 이와 비교한 연구개발비 비율이 431.55%까지 치솟으면서 순위가 높아졌다. 2021년과 2022년의 비율은 각각 43.39%와 57.45%였다.

삼성전자 외에도 영업이익 대비 연구개발비 지출이 활발했던 반도체 관련 종목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을 포함해 유진테크, 주성엔지니어링, LX세미콘, 케이씨텍 등이 있었다.

2차전지 테마에 포함된 종목 중에서는 삼성SDI와 대주전자재료가, 자동차 테마에는 HL만도와 현대모비스와 한온시스템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