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예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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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혜수가 첫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 작품으로 디즈니+의 '트리거'를 선택했다.

21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4'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트리거'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김혜수는 "디즈니+ 작품이라는 걸 알고 한 게 아니라 대본을 봤고, 미팅을 하면서 그때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작품이 디즈니에서 오픈이 되지만 제작 과정은 모두가 성실하게 치열하게 협업했다"며 "오픈되기 전에 많은 작품과 함께 국제적인 프로모션을 갖는 것, 디즈니+라는 플랫폼이 얼마나 드라마에 열정과 애정을 가지고 모험하고 지원하고 싶은지 의지가 파악됐다. 배우 입장에서 좋은 파트너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트리거'는 더 이상 물러날 곳 없는 순간에도 렌즈를 통해 정의를 추구하고 강력 사건들을 끝까지 파헤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 팀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혜수는 오늘만 사는 탐사보도 팀장 오소룡 역을 연기했다. 소룡은 프로그램이 폐지될 위기에 놓이지만, 20년 전 흔적도 없이 사라진 유명 배우의 미제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불가능한 도전을 마주하게 된다.

오소룡 캐릭터에 대해 김혜수는 "탐사보도 팀장이면서 비전형적이고 자유로운 캐릭터다. 정의로운 일을 하는 미친 돌아이 느낌"이라며 "굉장히 집요하게 진실을 좇지만, 머릿속에 꽃 같은 세상을 꿈꾼다. 나쁜 놈들이 더 나쁜 짓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해 먼저 구제하겠다는 주의다. 무겁지 않으면서 캐릭터 간 케미가 기대된다. 즐겁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피상적으로 그려질 수 있다. 가짜뉴스를 포함한 현실적으로 리얼한 에피소드를 개입시킨다. 많은 분이 메시지를 쉽게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위트를 더하고 무게감을 덜어냈다. 엔터테이닝한 요소들이 많이 들어간다. 에피소드별로 무드가 다르다. 같은 작품이지만 다양한 메시지를 이지하고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게, 색깔은 분명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에 대해 정성일은 "매 현장이 너무 재밌었다. 제 머리 위로 살아있는 쥐가 떨어지는 장면이 있었다. 저는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하는데, 감독님이 아직 붙어있다고 해서 많이 놀랐다. 장면이 너무 잘 나와서 드라마 안에서 '라따뚜이' 같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혜수는 "상황에 따라 가슴, 머리, 몸으로 부딪혀가면서 사건을 해결한다. 초반 촬영할 때 추운 겨울 몸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 제가 뛰다가 오른쪽 허벅지 근육이 파열됐다 운동 선수들이 그렇다더라. 다리를 다쳐서 얼굴을 찍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안 되더라. 그래서 다시 셋업을 하고 촬영을 했다. 다이내믹하게 나와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혜수와 정성일의 연기 호흡은 어땠을까. 김혜수는 정성일에 대해 유쾌하고 진솔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더 글로리'의 모습은 정말 연기적으로 완벽하게 표현이 됐다. 이번 작품은 정성일이 가진 모습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얼굴이다. 생각보다 굉장히 무서운 내공이 있고, 다양한 얼굴이 있더라. 여러분들 놀라실 것"이라며 "모든 스태프, 연기자들이 정성일의 얼굴과 눈빛에 매료됐다"고 칭찬했다. 아울러 "정말 보석 같은 배우"라며 "현장의 모두가 정말 그를 사랑했다"고 덧붙였다.
/사진=김예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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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은 김혜수에 대해 "오소룡 팀장이랑 김혜수의 간극은, 매체에서의 김혜수의 다양한 모습을 봤는데, '미친 돌아이'라는 워딩과 실제 김혜수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그런데 추진력이나 정당하고 당당한 모습은 평소의 모습과 매칭이 많이 됐다. 뒤가 없고 앞에서 할 얘기 다 하시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다인 깨끗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칭찬을 더 해야 하는데 여러분이 아시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데뷔 40년 차에 접어드는 김혜수는 함께 작업한 후배들의 질문을 했을 때 가장 반겼다. 그는 "일을 오래 하다 보니 너무 선배가 돼 있다. 선배임을 체감하는 순간은, 이런 자리에서다. 오래 같은 일을 했기에 많은 동료가 진심으로 리스펙트를 보인다. 항상 생각하는 건, 실제 제 모습보다 아름답고 어른스러운 선배의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론 '빈틈' 많은 그는 나이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고, 동료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 같이 오지 못한 주종혁도 너무 좋았다. 두 남성 배우가 늘 서로를 격려해 가면서 아끼고 사랑했다. 감명받을 정도였다"며 "저도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고, 이런 배우들과 작업하는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했다. 저를 좋은 선배로 비치게 하는 건 동료와 후배들"이라고 덧붙였다.

정성일은 "누나와 함께하는 현장이 하루하루 지나가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분위기는 기둥이 되는 감독, 누나가 편안함을 줬기에 저와 종혁이는 기대고 놀기만 하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 분위기만큼 작품이 된다면 모든 상을 휩쓸지 않을까란 생각을 할 정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유선동 감독은 "배우들 연기를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는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김남길 주연의 '트리거'와 동명인 것에 대해 감독은 "같은 제목의 드라마가 있다는 것에 저희도 놀랐듯이 그쪽도 놀랐을 거다. 장르도 분위기도 다르다. 같은 한국 콘텐츠로서 두 작품 모두 잘 됐으면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트리거'는 1월 디즈니+에서 공개 예정이다.


싱가포르=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