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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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2026년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2027년 상반기로 잡았던 출시 시기를 6개월가량 앞당겼다. 지난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판매를 시작했고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도 내년 중 출시되는 만큼 출시 시점을 당기는 게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출시 시점을 2026년 하반기로 조정하고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고 21일 밝혔다.

임상 3상 환자 모집이 완료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과체중 및 1단계 비만 환자에 최적화된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체중 감량 효과는 위고비와 비슷하고,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약 중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GLP-1 계열 비만약은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 감량을 돕는 원리다. 이 때문에 위장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구토, 복통, 설사 등이 대표적이다. 한미약품은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로 체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해 위장관 부작용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 및 서큘레이션 등 다수의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약 400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글로벌 심혈관계 안정성 연구(CVOT)에서 주요 심혈관계 및 신장 질환 사건 발생 위험도를 개선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와 디지털 치료제를 결합한 형태의 비만약도 개발하고 있다. 환자 개개인의 목표에 맞춰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 비만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창조적 힘과 혁신적 연구개발(R&D) 역량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을 선도하고 제약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조속히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