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로버섯 찾는 3세기 돼지 모자이크…사실은 양송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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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미술관
원래 갈색·검은색이었던 양송이
18세기 양식 성공후 흰색이 대세로
원래 갈색·검은색이었던 양송이
18세기 양식 성공후 흰색이 대세로

셋 가운데서도 돼지와 송로버섯의 관계가 가장 재미있다. 송로버섯은 19세기 양식에도 성공했지만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래서 자연산을 채취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면이나 나무 그루터기 같은 데서 자라지 않고 땅에 묻혀 숨어 있다. 인간의 눈으론 발견할 수가 없다. 후각이 발달한 돼지가 필요하다. 후보지에 풀어 놓으면 냄새를 맡아 송로버섯을 찾아준다.

하지만 양송이는 흰색 아닌가? 모자이크의 버섯은 갈색과 검은색을 띠고 있다. 사실 둘은 같은 버섯이다. 원래 양송이는 모자이크에서 볼 수 있듯 전부 갈색이었다고 한다. 기원은 당연히 야생이었지만 18세기 초, 그러니까 1707년 프랑스의 식물학자 조제프 피통 드 투르네포르가 처음으로 양식에 성공했다. 그렇게 양송이의 대량 양식이 시작된 가운데, 1920년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버려진 탄광 혹은 버섯 농장에서 흰색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이를 따로 채취해 재배하면서 우리에게도 매우 익숙한 하얀 양송이버섯이 대세가 됐다. 한편으로는 흰색 양송이가 조금 더 자라면 갈색이 된다며 둘을 재배 기간으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어쨌거나 작고 귀여워 만화 속 버섯집의 모델로도 흔히 쓰이는 양송이는 그대로 두면 꽤 커진다. 갓이 10㎝까지도 자라는데, 그러면 이름도 바뀌어 포르토벨로(Portobello)라 부른다. 이때는 갓 밑의 ‘아가미(gill)’가 완전히 자라 있으므로 조리할 때 숟가락으로 긁어내야 한다. 번, 즉 햄버거용 빵의 크기와 비슷해 구워서 채식 버거의 패티로 흔히 쓴다. 자란 만큼 수분이 빠져 맛이 진하다.
양송이버섯은 세계적으로 흔하다. 그만큼 맛 또한 귀한 버섯에 전혀 뒤지지 않으니 얇게 썰어 날로 먹어도 진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조리가 귀찮다면 적당히 썰어 샐러드에 넣어 먹어도 제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조리가 특별히 까다로운 것도 아니다. 팬을 중불에 올려 달구는 사이 양송이를 깨끗이 씻어 칼로 2~4등분 한다. 맞다. 버섯은 속설과 달리 물로 씻어도 괜찮다. 달궈진 팬에 버섯을 넣고 소금으로 간한 뒤 갈색이 돌 때까지 뒤적이며 볶는다. 이대로 먹어도 좋고, 불에서 내리기 1분쯤 전 다진 마늘을 더해 마저 익혀주면 향이 훨씬 더 좋아진다. 모자이크의 버섯이 정녕 송로가 아니라 양송이라고 해도 전혀 아쉽지 않을 맛이다.
이용재 음식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