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금값, 러시아 전쟁 위협에 4일째 반등 [원자재 포커스]

금값이 4일 연속으로 상승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격해지면서다. 미국과 영국이 자국 장거리 미사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했다.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을 언급하는 등 대응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1일 오후 현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0.3% 상승한 트로이온스당 2657.40달러에 거래돼 지난 1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오후 런던 귀금속거래연합회가 고시한 트로이온스당 2640.55달러보다 소폭 오른 수준이다. 미국 금 선물도 0.3% 상승해 2659.9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 트로이온스당 2783달러까지 올랐던 금값은 이달 14일 2548.45달러까지 내린 뒤 반등하고 있다.

캐피털닷컴의 카일 로다 금융시장 분석가는 로이터통신에 "우크라이나 전쟁의 격화와 핵무기 위협이 증가하는 광범위한 지역 갈등에 대한 두려움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영토를 겨냥해 미국 에이테큼스(ATACMS) 미사일을 발사한 다음날 영국의 스톰섀도우 공대지 순항 미사일을 러시아 쿠르스쿠 지역에 발사했다.

미국은 가자지구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또 거부권을 행사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으로 인한 경제적 위험, 낮은 이자율 환경에 대한 기대 등 금값 상승 요인이 겹쳤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이날 0.1% 하락해 금값 상승에 힘을 보탰다.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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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은 미 중앙은행(Fed) 이사들의 발언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신청 데이터 등에 주목할 전망이다. 지난 20일 두 명의 Fed 이사가 통화 정책에 대해 상반된 발언을 내놨다. 한 명은 완강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반면, 다른 한 명은 가격 상승 압박이 차츰 약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12월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비율은 50%대까지 떨어졌다.
다음 달 Fed가 금리를 내린다면 금값에 역풍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금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 최대의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골드트러스트는 지난 20일 보유한 금이 0.36% 증가해 875.39톤(t)에 달했다고 밝혔다. .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