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거리 미사일로 반격한 러시아…WTI 2주만에 70달러 돌파[오늘의 유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했다. 우크라이나가 서방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것에 대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는 소식까지 나오면서 양국 간 긴장은 고조됐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대비 1.35달러(1.96%) 오른 배럴당 70.10달러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WTI가 70달러를 넘긴 것은 지난 8일 이후 약 2주 만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 인도분 가격은 1.42달러(1.95%) 상승한 배럴당 74.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일 이후 가장 높았다.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지정학적 위험이 유가에 반영됐다.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카스피해 인근의 도시 아스트라한에서 우크라이나 중동부 도시 드니프로로 ICBM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영국에서 지원받은 미사일로 연이어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자 러시아가 대응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거리가 5000㎞ 이상이고 주로 핵무기를 운반하도록 설계된 ICBM의 발사는 우크라이나의 동맹국들에 우려의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3월 1일 공개한 ICBM 시험 발사 영상 일부(사진=AFP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3월 1일 공개한 ICBM 시험 발사 영상 일부(사진=AFP연합뉴스)
다만 공격에 사용된 것은 ICBM이 아닌 중거리 미사일이었다고 러시아 측은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 대국민 연설에서 “최신 러시아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중 하나를 시험했다”며 “시험은 성공적이었고, 발사 목표가 달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 시설에 대한 공격에 그들의 무기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국가의 군사 시설에도 우리 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며 “공격적 행동이 확대되면 우리도 마찬가지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정학적 긴장이 유가 급등을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원유 수요 약화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아서다. 러우 전쟁 초기에 유가가 100~120달러 사이에서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지금은 전쟁 양상 대비 유가가 크게 반응하지 않는 상황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콜린 치에시스키 SIA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러우 전쟁에서 발생한 불안감이 원유 시장에 잠깐의 변동을 일으켰지만, 공급에 큰 지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유 가격은 여전히 52주 최저점에 가까운 배럴당 7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공급보다 수요 부진이 더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