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테크크런치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테크크런치 홈페이지 갈무리
틱톡이 미국 소셜 커머스 시장을 휩쓸고 있다. 새 소유주를 찾지 못하면 내년 1월 서비스 자체가 금지될 수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구원투수로 등판하면서 돌풍을 이어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틱톡숍, 美 시장 안착…"사업 10배 확장" 목표

22일 현지 정보기술(IT)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틱톡은 소셜커머스 서비스 '틱톡숍' 출시 이후 미국 시장에서 구매자와 판매자를 대거 끌어모으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다.

틱톡숍은 판매자가 라이브 방송 등 자신의 콘텐츠를 활용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판매자 피드 영상이나 라이브 방송에 태그된 제품을 누르면 구매·결제가 이뤄지는 별도 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크리에이터와 판매자가 제휴를 맺을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아직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다.

틱톡숍이 미국에서 출시된 것은 지난해 9월.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 이미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당시 미국 내 틱톡 사용자 수는 1억5000만명을 웃돌았다.

틱톡숍은 출시와 동시에 20만명이 넘는 판매자를 확보했다. 제휴 프로그램에 등록한 크리에이터도 10만명을 돌파했다.

미국 연중 최대 쇼핑 성수기인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대규모 할인 지원 정책으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 시기에만 500만명 넘는 미국 신규 고객이 틱톡숍을 통해 구매했다고 전했다.

틱톡은 올해 미국 내 틱톡숍 사업 규모를 10배 성장시키겠단 목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액으로는 175억달러(약 24조5000억원) 규모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목표 달성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판매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틱톡은 지난 4월 작년에만 미국 내 판매자 50만명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Z세대 사이에서 틱톡이 인기를 끌고 있어 성장잠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 정보기술(IT) 매체 테크크런치가 시장조사기관 앱피겨를 통해 조사한 결과 미국 18~24세 사용자들이 올 1~10월 동안 가장 많이 다운로드한 앱은 틱톡으로 조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테크크런치 홈페이지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테크크런치 홈페이지 갈무리

'구원투수' 트럼프 등판에 틱톡숍 성장세 주목

틱톡 최대 위험요인으로 꼽히는 '틱톡강제매각법'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의 지원사격이 기대된다. 미국 의회는 앞서 올 4월 틱톡강제매각법을 통과시켰고 이에 따라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중국에 본사를 두지 않는 새로운 소유주를 내년 1월19일까지 찾아야 한다. 이 기한 안에 새 소유주를 찾지 못하면 틱톡 서비스 자체가 미국에서 중단된다.

하지만 대선 기간 "틱톡 금지를 막겠다"고 언급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하면서 바이트댄스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됐다.

다만 중국 정부가 틱톡을 통해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한 만큼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상황은 아니다. 리처드 블루멘탈 미국 상원의원은 최근 "그(트럼프)는 법을 무시할 수 없다"며 "틱톡강제매각법을 바꾸고 싶다면 시도할 순 있지만 그 법을 지지하는 정서가 꽤 강하다"고 주장했다.

틱톡숍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영국에선 중고 럭셔리 브랜드 카테고리를 신설해 제품군을 다양화했고 미국에선 뷰티 분야를 중심으로 거래액을 늘리고 있다. 전 세계 틱톡숍 판매자는 약 1500만명에 이른다.

틱톡 사용자 수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틱톡숍도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전 세계 틱톡 사용자 수가 올해 20억5000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9년엔 23억5400만명을 기록할 전망이다. 바이트댄스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자사주 매입을 제안하면서 자사 가치를 3000억달러(약 421조원)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 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은 지난 20일 코타라를 통해 "최근 미국에선 틱톡숍이 빠른 속도로 인기를 얻고 있고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쇼핑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으며 이커머스와 온라인 마케팅 측면에서 모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틱톡은 아마존보다 변화와 성장의 주기가 훨씬 빠르다'는 한 마케팅 전문기업 대표 발언을 인용하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쇼핑 경험이 점점 더 소셜미디어 중심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틱톡숍은 분명 그 변화의 중심에 있다"며 "크리에이터 경제와 전자상거래의 융합을 통해 전통적 쇼핑 방식을 재정의하면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