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코빗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5일 블루밍비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이수현 블루밍비트 기자
이정우 코빗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5일 블루밍비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이수현 블루밍비트 기자
"코빗의 거래 시스템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 처리 성능을 수십 배 이상 높이면서 이용자들에게 국내 최고 수준의 가상자산 거래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코빗 사무실에서 만난 이정우 코빗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는 25일 블루밍비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CTO는 2023년 초부터 약 1년 반 동안 코빗 거래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하는 작업을 이끌었고, 지난 7월 새로운 거래 시스템을 플랫폼에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 차세대 거래 시스템을 통해 코빗이 그리려는 청사진을 함께 들여다봤다.

기존 거래 시스템으론 한계…성능 개선으로 경쟁력 강화

사진=코빗
사진=코빗
코빗은 개선된 거래 시스템을 통해 거래소로서의 경쟁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속도가 느리고 대규모 주문을 처리하기 어려웠던 이전 거래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이용자 편의를 향상하겠다는 것.

이 CTO는 "거래소는 거래가 원활해야 하는데, 거래 엔진이 튼튼하지 못했으니 경쟁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었다"라며 "기술적으로 최고의 거래 시스템을 만들고자 동료들과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거래 엔진의 성능을 수십 배 이상 향상시키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실제로 차세대 거래 시스템의 체결 엔진은 초당 4만2000건 이상의 체결을 지원해 처리량이 수십 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오픈 API를 통한 주문 입력시 응답 지연 시간도 약 0.15초에서 0.05초 이하로 크게 줄었다.

여기에 모놀리식 아키텍처에서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로 전환해 거래 시스템을 구성하는 서비스들을 세분화해 확장성과 유연성을 확보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러스트(Rust)를 적극 도입, 체결 엔진과 정보 분배 시스템 등의 핵심 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안정성과 고성능을 모두 잡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용자들도 큰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됐다. 과거에는 선착순 거래 이벤트를 진행하면 짧은 시간에 이용자가 몰리면서 주문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지만, 신규 시스템 적용 후 이런 문제가 사라진 것이다. 이 CTO는 "성능 고도화와 더불어 클라우드 환경에 기반한 덕분에 트래픽이 급증하더라도 시스템을 증설해 처리량을 높일 수 있는 확장성을 갖추게 됐다"라며 "시스템 안정성은 거래소의 핵심 가치인 만큼 가장 주의를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주문 방식으로 편의성 높여…UI/UX 개선도 지속

차세대 거래 시스템은 주문 고도화를 통해 다양한 주문 방식을 지원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IOC(Immediate Or Cancel), FOK(Fill Or Kill), PO(Post Only), BBO(Best Bid Offer) 등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수준의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더불어 서비스 및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외부 사용자들과 공유하는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도 완전히 새롭게 개발했다. 이 CTO는 "이전 API는 다른 거래소들과 다소 다른 방식으로 구현됐으나, 새로운 API는 해외 유명 거래소와 비슷하게 구현해 사용하기 쉽게 만들었다"라며 "개발자 문서도 모두 새롭게 만들었고 필요한 예제도 같이 제공한다. 속도 뿐만 아니라 편의성 개선도 크게 이뤄졌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거래 시스템 개선을 통해 기술적으로 한 단계 발전한 코빗은 향후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및 사용자 경험(UX)도 꾸준히 개선할 계획이다.

이 CTO는 "시스템 개선에 이어 UI/UX 개선에도 노력할 생각"이라며 "거래 시스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UI는 그대로인 점과 웹과 앱 사용자 경험이 통일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 이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는 거래가 잘 되어야 한다'라는 본질에 충실하도록 코빗을 개선할 것"이라며 "향후 웹3나 법인계좌 허용 등 새로운 기회에 대비해서도 관련 기능을 잘 준비하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수현 블루밍비트 기자 shlee@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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