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칼날 잡았더니"…'30만원 붕괴' 알테오젠에 개미 '당혹' [종목+]
'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이 연일 하락하며 종가 기준 30만원선을 내줬다. 최근 10거래일 간 시가총액은 8조원가량 쪼그라들었다. 상승가도를 달리던 알테오젠이 돌연 급락세로 돌변하자 개인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22일 알테오젠은 전일 대비 5만4500원(15.73%) 급락한 29만2000원에 마감했다. 34만원에 거래를 시작한 알테오젠은 장 초반 상승 전환하며 34만8000원을 찍었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오전 11시부터 주가는 우하향하며 28만2500원까지 밀렸다. 이후 소폭 상승하며 30만원선을 회복했지만, 다시 29만원대로 하락했다. 알테오젠이 30만원 밑에서 마감한 건 지난 8월 22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지난 11일 종가(44만5500원)에 비하면 현재 주가는 34.46% 낮다. 10거래일 간 시가총액은 23조7535억원에서 15조5691억원으로 8조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코스닥 시총 2위 에코프로비엠(13조2423억원)과의 격차는 2조3000억원 수준이다.

피하주사(SC) 제형 전환 기술 관련 소식이 전해진 후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 이날 오전 한 매체는 미국 머크(MSD)가 할로자임에 특허 무효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알테오젠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알테오젠과 파트너사는 특허에 대해 면밀한 검토 및 확인을 거쳐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기술의 라이선스 계약 체결 및 이후 특허 전략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로자임 기술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주가가 급락하자 개인 투자자들은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한 주주는 포털 종목토론방에 "코스닥 시총 1위가 이렇게 하락할 수 있나"며 한탄했다. 다른 주주는 "떨어지는 칼날 잡으려다 피봤다"고 하소연했다.

전날 알테오젠은 1.14% 하락하며 마감했다. 하지만 장중엔 20.4% 하락했다가 4% 상승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미국의 할로자임이 알테오젠에 특허 소송을 제기할 것이란 내용을 담은 지라시가 투자자 사이 급속도로 퍼지면서다. SC 제형 전환 기술 관련 특허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소송에서 지거나 합의하게 되면 알테오젠이 수취하는 로열티가 줄어 시가총액이 급격히 축소될 것이란 내용도 포함됐다. 올해 2월 알테오젠은 미국의 머크(MSD)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SC에 대해 독점적인 라이선스 사용권을 부여하는 계약에 합의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향후 키트루다SC가 연간 20조~30조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판매로열티 비율이 4~5%라면 알테오젠이 연간 1조원 이상의 로열티를 인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쟁 가능성에 대해 알테오젠은 홈페이지를 통해 "당사의 특허 포트폴리오는 탄탄하게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ALT-B4는 미국 물질특허를 출원해 2043년까지 특허권을 연장했다"며 "파트너사인 MSD도 ALT-B4의 독자적인 특허성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2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설도 수면위로 올라왔다. 공장 설립을 위해 주식을 찍어내면 주주가치가 희석될 것이란 우려다. RCPS는 투자자 선택에 따라 정해진 기간에 채권처럼 원리금을 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우선주다. 알테오젠은 전날 "RCPS 발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이 건과 관련해 신한투자증권과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해명 공시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