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상사가 팔뚝 '조몰락 조몰락'…"같은 남자라도 수치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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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직원에 안마 시킨 男 상사
회사선 감봉…상사는 "부당징계"
피해직원은 출근 3일 만에 봉변
法 "피해자와 친밀하지도 않아"
회사선 감봉…상사는 "부당징계"
피해직원은 출근 3일 만에 봉변
法 "피해자와 친밀하지도 않아"
남성 지점장이 동성 부하 직원의 어깨와 팔을 주무르고, 이후에 자신도 안마해달라고 시켰다가 감봉 처분을 받은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 지점장은 서로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인사 평가 권한을 가진 상급자 요청을 거절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봤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1부(재판장 김준영)는 경남신용보증재단 지점장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상대로 낸 부당감봉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 판결은 A씨가 항소하지 않으면서 이달 확정됐다.
재판부는 "(재단의) 감봉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결여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중노위 재심 판정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지점으로 발령받은 직원 B씨에게 업무시간 종료 이후 어깨를 주물러달라고 요청했다. 먼저 A씨가 B씨의 어깨와 팔뚝을 주무른 뒤 B씨에게 이 같이 말했고, B씨는 약 2분16초간 A씨 어깨를 주물렀다.
B씨는 이튿날 곧바로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 그는 "동성이라도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과 강제로 A씨의 어깨를 주무르게 한 명령에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이 일은 B씨가 해당 지점으로 발령받고 출근한 지 사흘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발생했다.
재단은 A씨가 직장 내 성희롱 등을 했다는 이유로 감봉 1개월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불복해 노동위원회로 향했지만 경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는 모두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정했다. 그러자 A씨는 다시 소송을 냈다. 중노위 재심 판정을 취소하고 감봉이 부당징계라는 판단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법원 판단도 중노위와 같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서로 합의에 따라 안마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에 대한 인사평가 권한을 갖고 있는 상급자"라며 "설령 피해자가 A씨의 요청을 거절하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A씨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은 피해자의 발령이 있은 지 3일 만에 발생해 A씨와 피해자가 동성 간의 친분이나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고,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사건 다음 날 민원을 접수했는데 A씨 행위로 인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던 것이 비교적 분명해 보인다"며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부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1부(재판장 김준영)는 경남신용보증재단 지점장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상대로 낸 부당감봉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 판결은 A씨가 항소하지 않으면서 이달 확정됐다.
재판부는 "(재단의) 감봉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결여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중노위 재심 판정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지점으로 발령받은 직원 B씨에게 업무시간 종료 이후 어깨를 주물러달라고 요청했다. 먼저 A씨가 B씨의 어깨와 팔뚝을 주무른 뒤 B씨에게 이 같이 말했고, B씨는 약 2분16초간 A씨 어깨를 주물렀다.
B씨는 이튿날 곧바로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 그는 "동성이라도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과 강제로 A씨의 어깨를 주무르게 한 명령에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이 일은 B씨가 해당 지점으로 발령받고 출근한 지 사흘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발생했다.
재단은 A씨가 직장 내 성희롱 등을 했다는 이유로 감봉 1개월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불복해 노동위원회로 향했지만 경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는 모두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정했다. 그러자 A씨는 다시 소송을 냈다. 중노위 재심 판정을 취소하고 감봉이 부당징계라는 판단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법원 판단도 중노위와 같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서로 합의에 따라 안마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에 대한 인사평가 권한을 갖고 있는 상급자"라며 "설령 피해자가 A씨의 요청을 거절하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A씨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은 피해자의 발령이 있은 지 3일 만에 발생해 A씨와 피해자가 동성 간의 친분이나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고,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사건 다음 날 민원을 접수했는데 A씨 행위로 인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던 것이 비교적 분명해 보인다"며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부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