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전격 교체될 전망이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여파 탓이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는 이르면 다음주 초 결정될 예정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진은 이날 정례이사회를 통해 조 행장의 연임이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부당대출 관련 검찰 수사와 금융당국 검사 등 전방위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업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 및 개인사업자에게 3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로 70억~80억원 규모의 추가 부당대출 정황도 드러났다. 조 행장은 이 부당대출에 직접 연루되진 않았지만, 사후 위법 사실을 파악하고도 고의로 금융당국 보고를 지연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조 행장은 자진해서 사퇴한 이원덕 전 행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아 지난해 7월부터 은행을 이끌어왔다.

우리금융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는 면접을 통해 이르면 다음주 초 최종 행장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자추위는 조직 안정과 위기 극복 역량, 은행의 추가 성장 비전 등에 주안점을 두고 후보자 면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 대상에 오른 차기 행장 후보로는 김범석 국내영업부문장(부행장), 박장근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유도현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등이 거론된다.

한편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관련 수사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이날 손 전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 18일 우리은행 본점에 있는 우리금융지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회장, 은행장 사무실을 비롯해 관련 부서에서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손 전 회장의 부당대출 지시 가능성,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 행장의 고의 보고 지연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