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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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부터 시작된 수도권 아파트 착공 감소의 영향으로 내년부터 아파트 공급 감소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의 경우 신규 주택 공급의 65%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공공기여 범위의 상한을 제한하는 등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발표한 '현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 평가와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수도권 아파트 착공 물량은 14만가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내년 수도권 준공 평균 물량인 15만6000가구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아파트의 시공 기간은 사업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2~3년 소요된다"며 "2022년 이후 준공 감소 2025년부터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도 계속해서 줄고 있어 실수요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수도권 주택 공급 감소세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05∼2023년 수도권에서 연평균 6만1000가구의 비아파트가 공급됐다. 2020년부터는 계속해서 연평균치를 밑돌았고 지난해는 4만가구 이하로 떨어졌다.
"내년부터 수도권 주택 공급 축소 본격화"
연구원은 "아파트 착공은 등락이 있었지만, 비아파트 공급이 지속해서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수도권 주택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오피스텔 등 통계에 집계되지 않는 준주택 상황도 비아파트와 비슷해 시장에서 체감하는 감소세는 더욱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 주택 시장도 내년부터 공급이 감소세로 줄어들 전망이다. 202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주택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방의 아파트 착공 물량이 2022년 이후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는 10만가구 이하로 떨어지며 예년 평균치(16만7000가구)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준공량이 많아 내년까지는 준공 물량이 전년보다 줄어들어도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방 아파트 준공 감소는 2026년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연구원은 지방 주택 시장에 대해 "올해까지는 예년을 웃도는 수준으로 준공 물량이 유지된다"며 "준공 감소 영향이 수도권보다는 이연돼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공공택지를 개발하고 정비사업·비아파트 공급을 활성화해 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정책을 내놓은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공급 대책은 단기간 효과를 보기 어렵고 대책 발표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정책 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서울 아파트의 경우 공급의 대부분을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차지하는 만큼, 관련 제도를 지속해서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05~2024년 전국 아파트 준공물량 중 정비사업 비중은 19.3%였다. 서울은 65.4%에 달했다. 수도권(25.7%) 지방광역시(24.4%) 등도 높은 정비사업 비중을 나타냈다. 서울 공급물량 중 정비사업 비중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의 경우 정비사업 비중이 80%를 웃돌기도 했다.
"내년부터 수도권 주택 공급 축소 본격화"
연구원은 "서울과 도심에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정비사업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사업 기간 단축을 위한 정책 방향성은 타당하나, 지방자치단체의 심의 과정상의 추가적인 요구사항 제한, 이주비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사업장 애로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원은 "정비사업은 사업에 성공한 사업장도 구역 지정에서 조합해산까지 평균 14년 이상이 걸리는 장기 사업"이라며 "지자체별로 인허가 과정에서 추가 요청 사례가 발생하면서 사업 기간 연장 및 사업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어 협의된 공공기여 수준·법상 공공기여 상한을 벗어나는 추가 요청 제한 등의 근거 규정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