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로 황제인가"…지역구 불타는데 스위프트 공연서 춤춘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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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트뤼도 총리 '에라스 투어' 찾아
같은 시각 反NATO 시위대 '폭력 시위'
같은 시각 反NATO 시위대 '폭력 시위'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몬트리올에서 열린 반(反) NATO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진 가운데 토론토에서 열린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장을 찾아 춤추고 즐기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확산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폭스뉴스, 야후뉴스 등 외신들은 24일 이와 관련한 비판이 캐나다 정치권과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에서 이어지고 있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Eras Tour'의 토론토 콘서트 현장을 가족과 함께 찾아 춤을 추며 공연에 몰입했다. 그는 '스위프티'(테일러 스위프트 팬덤) 사이에서 일종의 전통처럼 행해지는 '우정 팔찌' 교환을 주변 팬들과 함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문제는 이날 트뤼도 총리의 지역구인 몬트리올에서 폭력시위가 벌어졌다는 점이다. NATO 의회 회의를 개최 중이던 몬트리올에서는 시위대가 창문을 부수고 화재를 일으키는 사태가 발생했다. 캐나다 CBC 뉴스에 따르면 시위대는 오후 6시 10분경 인형에 불을 붙이고 거리에 나서 연막탄과 금속 장벽 등으로 경찰을 공격했다. 일각에서는 시위대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형상을 태우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따라 캐나다 정치권과 SNS에선 트뤼도 총리의 이날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야당인 보수당은 "트뤼도 총리는 몬트리올이 불타는 동안 연주를 즐기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한 SNS 사용자는 "캐나다는 끝났다"며 총리가 춤추는 영상을 공유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도시는 불타고 있는데 트뤼도 총리는 로마 황제 네로처럼 파티를 즐긴다"고 적었다. 트뤼도 총리가 비판을 무릅쓰고 스위프트의 이날 콘서트에 참석한 건 그가 스위프트의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 그간 큰 노력을 기울여 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테일러 스위프트의 투어 일정이 발표됐을 때 트뤼도 총리는 스위프트에게 직접 X(옛 트위터)에 "캐나다에서 보길 희망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트뤼도 총리의 행보는 스위프트 콘서트의 경제적 파급력을 감안해 국가 지도자가 직접 나선 사례로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도 그의 이번 행보는 추락할 대로 추락한 그의 정치적 위신을 더 떨어뜨릴 게 확실하다는 평가가 많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10년 가까이 정부 수반으로서 캐나다를 이끌어왔으나, 그간 각종 구설 및 스캔들에 휘말렸고 최근엔 계속되는 고물가와 주택난으로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야권을 중심으로 사퇴 요구가 빗발치기 시작했고, 최근엔 여당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사면초가에 놓이게 됐다.
캐나다 여론조사 업체 아바쿠스데이터가 지난달 17~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가 즉각 사임하길 원한다'는 응답은 절반에 가까운 47%에 달했다. '총리직은 유지하되 차기 선거에 출마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응답도 21%였다. 트뤼도 총리도 들끓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시위 다음 날인 23일 "어젯밤 몬트리올 거리에서 벌어진 일은 충격적"이라며 "반유대주의, 협박, 폭력 행위는 반드시 비난받아야 한다"는 성명을 내놨다. 송종현 기자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외신에 따르면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에서 이어지고 있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Eras Tour'의 토론토 콘서트 현장을 가족과 함께 찾아 춤을 추며 공연에 몰입했다. 그는 '스위프티'(테일러 스위프트 팬덤) 사이에서 일종의 전통처럼 행해지는 '우정 팔찌' 교환을 주변 팬들과 함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문제는 이날 트뤼도 총리의 지역구인 몬트리올에서 폭력시위가 벌어졌다는 점이다. NATO 의회 회의를 개최 중이던 몬트리올에서는 시위대가 창문을 부수고 화재를 일으키는 사태가 발생했다. 캐나다 CBC 뉴스에 따르면 시위대는 오후 6시 10분경 인형에 불을 붙이고 거리에 나서 연막탄과 금속 장벽 등으로 경찰을 공격했다. 일각에서는 시위대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형상을 태우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따라 캐나다 정치권과 SNS에선 트뤼도 총리의 이날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야당인 보수당은 "트뤼도 총리는 몬트리올이 불타는 동안 연주를 즐기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한 SNS 사용자는 "캐나다는 끝났다"며 총리가 춤추는 영상을 공유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도시는 불타고 있는데 트뤼도 총리는 로마 황제 네로처럼 파티를 즐긴다"고 적었다. 트뤼도 총리가 비판을 무릅쓰고 스위프트의 이날 콘서트에 참석한 건 그가 스위프트의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 그간 큰 노력을 기울여 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테일러 스위프트의 투어 일정이 발표됐을 때 트뤼도 총리는 스위프트에게 직접 X(옛 트위터)에 "캐나다에서 보길 희망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트뤼도 총리의 행보는 스위프트 콘서트의 경제적 파급력을 감안해 국가 지도자가 직접 나선 사례로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도 그의 이번 행보는 추락할 대로 추락한 그의 정치적 위신을 더 떨어뜨릴 게 확실하다는 평가가 많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10년 가까이 정부 수반으로서 캐나다를 이끌어왔으나, 그간 각종 구설 및 스캔들에 휘말렸고 최근엔 계속되는 고물가와 주택난으로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야권을 중심으로 사퇴 요구가 빗발치기 시작했고, 최근엔 여당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사면초가에 놓이게 됐다.
캐나다 여론조사 업체 아바쿠스데이터가 지난달 17~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가 즉각 사임하길 원한다'는 응답은 절반에 가까운 47%에 달했다. '총리직은 유지하되 차기 선거에 출마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응답도 21%였다. 트뤼도 총리도 들끓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시위 다음 날인 23일 "어젯밤 몬트리올 거리에서 벌어진 일은 충격적"이라며 "반유대주의, 협박, 폭력 행위는 반드시 비난받아야 한다"는 성명을 내놨다. 송종현 기자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