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송출된 사내 방송에 조주완 LG전자 사장(CEO·최고경영자)이 마이크를 잡았다. 전날 단행한 4대 신사업 중심의 사업본부 재편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사내 게시판 공지 형태로 안내하는 조직개편 내용에 대해 CEO가 직접 설명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 자리에서 조 사장은 “조직 운영과 사업의 리인벤트(reinvent·재창조)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래 준비에 더욱 속도를 내고 도전하자”고 주문했다.
조주완 "사업재편으로 LG전자 재창조할 것"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이벤트’는 조 사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됐다. 사업본부의 해체와 신설 등 큰 폭의 조직 개편이 시행된 만큼 이에 대해 경영 파트너인 임직원들에게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은 지난 21일 LG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LG전자 CEO로 재신임받았다.

LG전자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인공지능(AI) 홈 플랫폼, 미디어 콘텐츠, 자동차 전자장치, 냉난방공조(HVAC) 등 4대 신사업을 중심으로 사업본부를 재편했다. 각 사업본부 명칭에 ‘솔루션’을 붙여 단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종합적인 서비스까지 함께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조 사장은 이날 사업본부 재편을 두고 “중장기 사업 추진 전략을 어떻게 더 빠르고 성공적으로 실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주력인 가전을 넘어 자동차 전자장치, HVAC, 플랫폼·기업 간 거래(B2B) 등을 통해 ‘77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조 사장은 “조직 개편으로 AI홈, 미디어 콘텐츠, 자동차 솔루션, 클린테크(냉난방공조, 전기차 충전) 등 네 가지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B2B 전담 조직인 BS사업본부 해체, 클린테크를 전담하는 ES사업본부 신설 등과 관련해선 2021년 모바일 사업 철수를 언급하며 “과거의 사업 재편 성공 사례를 이어가자”고 말했다. ES사업본부가 회사의 주력 조직으로 서야 한다는 뜻도 나타냈다. 조 사장은 “ES사업본부 구성원은 이번 신설을 계기로 더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빠르게 성장해야 한다”며 “LG전자의 주축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조 사장은 이날 조직 개편 설명회에 이어 다음달 CEO 소통행사, 각 사업본부 차원의 추가 설명회 등을 통해 구성원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사람은 기업 없이 살 수 있지만 기업은 사람 없이 살 수 없다”며 “임직원들과 끝까지 리인벤트 여정을 함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