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테크의 계절이 돌아왔다. 국내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예·적금 금리를 줄줄이 낮추고 있어서다. 그간 고금리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마지막 남은 고금리 상품을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향후 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금리 인하기일수록 비정기적으로 나오는 특판 상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연말을 맞아 대출금리는 낮추고 예·적금 금리는 높인 특판 상품을 살펴봤다.
은행도 '오픈런'…선착순 年8.5% 연말 특판 쏟아진다

각양각색 특판상품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고 연 8.0% 금리를 제공하는 KB스타적금Ⅱ를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선착순 20만 계좌로 제한된다. 지난 9월 10만 계좌 한정으로 내놓은 ‘KB스타적금’이 완판되면서 새로운 상품을 출시했다. 가입 기간은 12개월로 매월 3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기본이율은 연 2.0%에 불과하지만 다양한 우대금리 요건을 충족하면 연 8.0%까지 금리가 높아진다.

iM뱅크(옛 대구은행)는 시중은행 전환 후 개설되는 서울과 동탄금융센터 개점을 기념해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iM뱅크 관계자는 “iM뱅크 앱을 처음 사용하는 고객이라면 조건 없이 연 8.5% 금리가 제공된다”며 “인당 월 1000~2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이벤트는 선착순 1만 명까지로 제한을 뒀다.

마감 기한을 두고 진행하는 특판 상품도 있다. 전북은행이 연말까지 판매하는 ‘5래5래 특판 예금’이 대표적이다. 창립 55주년을 맞은 전북은행은 6개월 최고 연 3.52%(기본금리 연 3.32%), 12개월 최고 연 3.32%(기본금리 연 3.12%) 금리를 제공하는 한시 상품을 출시했다. 가입 기간을 연말까지 열어뒀지만 총 판매한도인 3000억원이 전부 소진되면 종료된다.

‘특판’을 통해 대출금리를 깎아주는 곳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7일 중·저신용 고객을 위한 신용대출 상품을 최저 3.141%의 금리로 약 한 달간 특별판매한다고 밝혔다. 특별판매가 적용되는 상품은 중·저신용 고객(KCB 기준 865점, 신용평점 하위 50%) 대상 신용대출 상품이다. 특별판매 기간은 오는 30일까지로 설정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기존 금리에 평균 0.3%포인트의 금리 할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며 “중신용대출은 7일 기준 최저 3.141%부터 이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금리 매력 사라지자 단기 상품으로

일부 특판 상품을 제외하곤 사실상 연 4% 이상 고금리 상품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고금리를 장점으로 앞세웠던 저축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년 전만 해도 5%에 육박하던 예금 금리가 3%대로 뚝 떨어진 상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에서 판매 중인 35개 예금(12개월 기준) 평균 최고금리는 연 3.32%로 나타났다. 이 상품을 통해 지난달 고객이 적용받은 금리는 연 3.23%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입기간이 1년 이상인 중장기 상품보다 단기 상품을 찾는 고객이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은행에서 판매한 6개월~1년 적금 잔액(9월 기준)은 193조8932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3년짜리 적금은 32조5557억원으로 석 달 연속 줄어들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