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해외 부동산 투자, 잠재 부실 파악 시급하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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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이후
고금리·강달러 강화
글로벌 자금 증시 쏠림
세계 부동산 가격 급락
해외 투자한 韓증권사
대규모 손실·만기 임박
당국, 실태파악 나서야
고금리·강달러 강화
글로벌 자금 증시 쏠림
세계 부동산 가격 급락
해외 투자한 韓증권사
대규모 손실·만기 임박
당국, 실태파악 나서야
지난 7월 피습 사건 이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의 지지도와 당선 확률이 높아질 때마다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움직임이 ‘고금리·강달러’ 현상이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도 0.8%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알 수 있는 달러인덱스도 107대에 진입하고 있다.
어빙 피셔의 국제자금이동 이론에 따라 달러 가치를 고려한 미국과 다른 국가 간 금리차가 1990년대 대발산(GD·Great Divergence)에 비유될 만큼 벌어지고 있다. GD란 1995년 4월 역플라자 합의 이후 고금리·강달러 시대가 전개돼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쏠려 들어간 때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중남미 외채 위기, 아시아 외환위기, 러시아 모라토리엄이 순차적으로 발생했다.
과다한 글로벌 자금 유입으로 미국도 어려워지기는 마찬가지였다. 앨런 그린스펀 당시 Fed 의장이 ‘비이성적 과열’이라고 경고할 만큼 거품이 낀 증시는 9·11 테러 사태를 계기로 붕괴했다. Fed의 금리 인상 선제 조치에도 중국의 국채 매입으로 금리가 내려가는 과정에서 더 심해진 부동산시장 거품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계기로 꺼지자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발생했다. 최근에 재연되고 있는 GD는 40년 전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미국 쪽으로 들어가는 글로벌 자금이 증시에 집중하는 반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국채 시장은 내년 1월 20일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 국채 매각에 속도를 내는 등 이탈하는 현상도 눈에 띈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심각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최고치 대비 25% 이상 급락했다. 국내 증권사가 집중 투자한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등 미국과 유럽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이상 폭락했다. 홍콩의 하락률은 40%가 넘는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가 당선되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기대한 곳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테슬라 주가와 비트코인 가격이 각각 40% 넘게 급등한 점을 고려하면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투자자에게 하락폭 이상으로 실망과 의문점을 던진다.
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 집권 1기 때 레버리지 투자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진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고금리와 겹친 것이다. 내년 말까지 돌아오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만기는 2조달러로, 이 중 절반이 올해 돌아온다. 하지만 대출받을 때보다 3배 이상 높아진 고금리로 상환은 고사하고 리스케줄링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초 Fed가 피벗을 추진하면 리스케줄링이 순조로워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 국면이 풀리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에도 국채 금리가 오르는 역수수께끼 현상이 나타나 더 어려워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금리는 기준금리보다 국채 금리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상황도 좋지 않다. 트럼프 집권 2기는 재정수입 면에서 ‘감세’, 재정지출 면에서 ‘뉴딜’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재정적자 확대와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로 국채 금리가 상승할 확률이 높은 여건에서는 만기 상환을 위해 국채를 매각하더라도 사줄 주체가 없어 더 큰 폭으로 손절매(loss cut)해야 한다.
문제는 우리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유행처럼 투자한 해외 상업용 부동산 만기가 집중적으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3년 전부터 증권사를 필두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만기 이전에 자금을 회수하는 ‘EOD’(기한이익상실·Events of Default)까지 발생해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펀드가 EOD를 당하면 반드시 응해야 한다. 응하지 못하면 대규모 펀드런이 발생해 제2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로 전염될 수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스타우드캐피털부동산펀드(SREIT)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고객의 한 달 환매액을 투자 원금의 2%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이마저 응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경험이 일천한 국내 증권사는 중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이미 만기 상환된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손실액이 원금의 80%에 육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감독기관은 ‘장부가’가 아니라 ‘시가’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실태부터 시급히 파악해야 한다. 그 어느 해외 투자보다 잠재 부실이 큰데, 이마저 안 되는 점은 큰 문제다.
어빙 피셔의 국제자금이동 이론에 따라 달러 가치를 고려한 미국과 다른 국가 간 금리차가 1990년대 대발산(GD·Great Divergence)에 비유될 만큼 벌어지고 있다. GD란 1995년 4월 역플라자 합의 이후 고금리·강달러 시대가 전개돼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쏠려 들어간 때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중남미 외채 위기, 아시아 외환위기, 러시아 모라토리엄이 순차적으로 발생했다.
과다한 글로벌 자금 유입으로 미국도 어려워지기는 마찬가지였다. 앨런 그린스펀 당시 Fed 의장이 ‘비이성적 과열’이라고 경고할 만큼 거품이 낀 증시는 9·11 테러 사태를 계기로 붕괴했다. Fed의 금리 인상 선제 조치에도 중국의 국채 매입으로 금리가 내려가는 과정에서 더 심해진 부동산시장 거품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계기로 꺼지자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발생했다. 최근에 재연되고 있는 GD는 40년 전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미국 쪽으로 들어가는 글로벌 자금이 증시에 집중하는 반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국채 시장은 내년 1월 20일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 국채 매각에 속도를 내는 등 이탈하는 현상도 눈에 띈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심각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최고치 대비 25% 이상 급락했다. 국내 증권사가 집중 투자한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등 미국과 유럽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이상 폭락했다. 홍콩의 하락률은 40%가 넘는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가 당선되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기대한 곳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테슬라 주가와 비트코인 가격이 각각 40% 넘게 급등한 점을 고려하면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투자자에게 하락폭 이상으로 실망과 의문점을 던진다.
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 집권 1기 때 레버리지 투자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진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고금리와 겹친 것이다. 내년 말까지 돌아오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만기는 2조달러로, 이 중 절반이 올해 돌아온다. 하지만 대출받을 때보다 3배 이상 높아진 고금리로 상환은 고사하고 리스케줄링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초 Fed가 피벗을 추진하면 리스케줄링이 순조로워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 국면이 풀리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에도 국채 금리가 오르는 역수수께끼 현상이 나타나 더 어려워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금리는 기준금리보다 국채 금리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상황도 좋지 않다. 트럼프 집권 2기는 재정수입 면에서 ‘감세’, 재정지출 면에서 ‘뉴딜’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재정적자 확대와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로 국채 금리가 상승할 확률이 높은 여건에서는 만기 상환을 위해 국채를 매각하더라도 사줄 주체가 없어 더 큰 폭으로 손절매(loss cut)해야 한다.
문제는 우리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유행처럼 투자한 해외 상업용 부동산 만기가 집중적으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3년 전부터 증권사를 필두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만기 이전에 자금을 회수하는 ‘EOD’(기한이익상실·Events of Default)까지 발생해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펀드가 EOD를 당하면 반드시 응해야 한다. 응하지 못하면 대규모 펀드런이 발생해 제2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로 전염될 수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스타우드캐피털부동산펀드(SREIT)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고객의 한 달 환매액을 투자 원금의 2%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이마저 응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경험이 일천한 국내 증권사는 중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이미 만기 상환된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손실액이 원금의 80%에 육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감독기관은 ‘장부가’가 아니라 ‘시가’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실태부터 시급히 파악해야 한다. 그 어느 해외 투자보다 잠재 부실이 큰데, 이마저 안 되는 점은 큰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