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손절했다 땅을 친 빌 애크먼…"이번엔 버틴다" [대가들의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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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들의 포트폴리오
폭락한 나이키 안팔고 3분기에 또 사들여
과감한 베팅, 행동주의 투자 애크먼
가치투자자 변신 중, 여전히 '몰빵 투자' 헤지펀드 퍼싱스퀘어를 운영하는 빌 애크먼(사진)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나이키 주식과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 브룩필드 주식을 더 사들였다. 2022년 넷플릭스 주식을 저점에서 손절매해 4억달러 가까이 날렸고, 그 후 지금까지 주가가 반등해 4배로 오른 것을 본 속쓰린 경험이 영향을 미쳤을지 모른다. 부동산 경기 회복을 기대하고 대체투자 자산운용사 브룩필드 주식도 더욱 많이 사들였다. 퍼싱스퀘어는 130억달러(9월말 기준·약 18조원)의 주식 자산 포트폴리오에 단 10개 종목만 담는 매우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애크먼은 기업 지분을 확보한 뒤 기존 경영진과 마찰을 불사하고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행동주의 투자자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최근엔 논란을 빚는 투자는 자제하고 워런 버핏 같은 가치투자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뒤 이를 실천하고 있다. 애크먼은 활발한 SNS 활동으로 X(옛 트위터)팔로어 수가 150만명에 이르는 등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최근 오랜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화제를 모았다.
나이키 주가는 저조한 실적을 발표한 직후인 6월 하순 97달러에서 70달러대 초반으로 폭락했고 지금도 7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나이키는 이후 잠시 반등하다 지난 10월초 회계연도 1분기(2024년 6~8월) 실적이 매출이 작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다시 급락했다. 퍼싱스퀘어는 더욱 많은 주식을 사모아 지분율을 1.03%까지 높였다. 매입 가격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금융정보 사이트 웨일위즈덤은 시기를 고려해 3분기 나이키 주식 1300만주 매입가격이 11억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애크먼이 주가 부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이키 지분을 늘린 것은 이 회사의 부활에 대한 확신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나이키는 지난달 2020년 은퇴한 30년 경력의 '나이키 맨' 엘리엇 힐을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해 사업 개편을 추진 중이다. 애크먼은 지난 여름 주주서한에서 나이키와 브룩필드 투자 건에 대한 설명은 당분간 미루겠다고 밝혔다. 다만 애크먼은 최근 증시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등 기계적 매도·매수를 하는 수동적 투자의 비중이 이례적으로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분기 실적 미달이나 기타 사업 지표 하락은 근본적인 영업 악화의 시작을 의미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 악재는 장기 내재적 가치에 미미한 영향만 미친다"며 "퍼싱스퀘어는 단기 악재에 대한 시장의 과잉 반응을 이용해 장기적으로 큰 이득을 봤다"고 설명했다.
브룩필드는 2022년 이후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주가가 떨어졌으나, 최근 주가가 사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오피스 빌딩과 소매 시설 투자에선 일부 손실을 입은 대신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와 데이터 센터 등 투자에서 큰 수익을 올렸다. 퍼싱스퀘어는 내년 이 회사의 미국 상장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레스토랑브랜즈 인터내서녈, 철도기업 캐내디언퍼시픽 보유 지분은 소폭 매도했다. 알파벳과 외식기업 치폴레 멕시칸 그릴, 부동산 개발기업 하워드휴즈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했다. 하워드휴즈에서 분사돼 지난 분기에 새로 추가된 시포트엔터테인먼트 주식도 추가로 포트폴리오에 반영됐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폭락한 나이키 안팔고 3분기에 또 사들여
과감한 베팅, 행동주의 투자 애크먼
가치투자자 변신 중, 여전히 '몰빵 투자' 헤지펀드 퍼싱스퀘어를 운영하는 빌 애크먼(사진)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나이키 주식과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 브룩필드 주식을 더 사들였다. 2022년 넷플릭스 주식을 저점에서 손절매해 4억달러 가까이 날렸고, 그 후 지금까지 주가가 반등해 4배로 오른 것을 본 속쓰린 경험이 영향을 미쳤을지 모른다. 부동산 경기 회복을 기대하고 대체투자 자산운용사 브룩필드 주식도 더욱 많이 사들였다. 퍼싱스퀘어는 130억달러(9월말 기준·약 18조원)의 주식 자산 포트폴리오에 단 10개 종목만 담는 매우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애크먼은 기업 지분을 확보한 뒤 기존 경영진과 마찰을 불사하고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행동주의 투자자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최근엔 논란을 빚는 투자는 자제하고 워런 버핏 같은 가치투자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뒤 이를 실천하고 있다. 애크먼은 활발한 SNS 활동으로 X(옛 트위터)팔로어 수가 150만명에 이르는 등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최근 오랜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화제를 모았다.
나이키 주식 지난번보다 4배나 더 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된 지난 3분기 말 주식 보유 현황(13F)에 따르면 애크먼이 이끄는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캐피털은 스포츠용품·의류 업체 나이키 주식 1323만주를 대거 사들였다. 2분기에도 나이키 주식 300만주를 사들인 데 이어 이번에 더 많은 물량을 매집해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2.2%에서 11.05%까지 높아졌다.나이키 주가는 저조한 실적을 발표한 직후인 6월 하순 97달러에서 70달러대 초반으로 폭락했고 지금도 7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나이키는 이후 잠시 반등하다 지난 10월초 회계연도 1분기(2024년 6~8월) 실적이 매출이 작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다시 급락했다. 퍼싱스퀘어는 더욱 많은 주식을 사모아 지분율을 1.03%까지 높였다. 매입 가격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금융정보 사이트 웨일위즈덤은 시기를 고려해 3분기 나이키 주식 1300만주 매입가격이 11억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애크먼이 주가 부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이키 지분을 늘린 것은 이 회사의 부활에 대한 확신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나이키는 지난달 2020년 은퇴한 30년 경력의 '나이키 맨' 엘리엇 힐을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해 사업 개편을 추진 중이다. 애크먼은 지난 여름 주주서한에서 나이키와 브룩필드 투자 건에 대한 설명은 당분간 미루겠다고 밝혔다. 다만 애크먼은 최근 증시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등 기계적 매도·매수를 하는 수동적 투자의 비중이 이례적으로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분기 실적 미달이나 기타 사업 지표 하락은 근본적인 영업 악화의 시작을 의미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 악재는 장기 내재적 가치에 미미한 영향만 미친다"며 "퍼싱스퀘어는 단기 악재에 대한 시장의 과잉 반응을 이용해 장기적으로 큰 이득을 봤다"고 설명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반등에 베팅
퍼싱스퀘어는 같은 시기 캐나다 브룩필드 주식도 2588만주나 사들였다. 2분기에 매입한 주식(약 685만주·2억8400만달러)의 3배가 훌쩍 넘는 규모다. 브룩필드는 부동산과 민영화된 사회기반시설 등 투자 비중이 높은 자산운용사다. 포트폴리오에서 브룩필드의 비중은 알파벳(구글 모회사) 다음으로 커졌다.브룩필드는 2022년 이후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주가가 떨어졌으나, 최근 주가가 사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오피스 빌딩과 소매 시설 투자에선 일부 손실을 입은 대신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와 데이터 센터 등 투자에서 큰 수익을 올렸다. 퍼싱스퀘어는 내년 이 회사의 미국 상장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힐튼 지분 18% 매각해 수익 실현
퍼싱스퀘어는 3분기 포트폴리오 비중 3위인 힐튼월드와이드호텔 지분 가운데 17.67%인 158만주를 매도했다. 힐튼 주식은 현재 253달러 수준으로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힐튼 주가는 꾸준히 상승해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가격의 두 배가 넘는다. 2018년부터 지분을 사모은 애크먼이 수익 실현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이 밖에 레스토랑브랜즈 인터내서녈, 철도기업 캐내디언퍼시픽 보유 지분은 소폭 매도했다. 알파벳과 외식기업 치폴레 멕시칸 그릴, 부동산 개발기업 하워드휴즈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했다. 하워드휴즈에서 분사돼 지난 분기에 새로 추가된 시포트엔터테인먼트 주식도 추가로 포트폴리오에 반영됐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