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렉스아파트 재건축) / 사진=한경DB
서울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렉스아파트 재건축) / 사진=한경DB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차갑게 식은 가운데 용산, 성동 등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도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다만 급락 거래 이후 곧바로 반등을 하면서 여전히 수요가 탄탄하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25일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사이 집값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곳은 용산구 이촌동에 있는 '래미안첼리투스(460가구)'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124㎡는 지난달 40억5000만원(13층)에 손바뀜했다. 이 면적대는 지난 8월 51억9000만원(43층)에 거래됐는데 이보다 11억원 이상 내린 금액이다. 다만 지난 9일엔 다시 50억원에 손바뀜했다.

성동구 성수동1가 대표 아파트 '트리마제' 전용 136㎡도 지난달 59억5000만원에 팔렸는데 직전 거래 67억원(9월)보다 8억원 이상 내린 금액이다. 다만 지난 4일 64억5000만원에 거래돼 고점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가격으로 거래됐다.

가격이 출렁이는 것은 부동산 시장 전반이 얼어붙은 탓이 크다. 이런 흐름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서울 대장 아파트들의 가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KB부동산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월 대비 1.09% 올랐다. 다만 직전 달(9월) 상승률인 2.16%의 반토막 수준이다. 대신 이 지수는 지난 3월 이후 8개월 연속 오름세다.

매매 심리도 여전히 집주인 우위인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8일) 기준 서울 매매수급지수는 99.9로 기준선을 밑돌고 있지만 강남권역(101.2)과 도심권역(102.4)는 여전히 기준선이 100을 웃돌고 있다. 이 지수가 100을 웃돈다는 것은 집을 팔려는 집주인보다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이 더 많단 얘기다.

거래도 바닥을 치고 소폭 개선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는 7월 9191건을 고점으로 8월 6483건, 9월 3105건으로 크게 줄었다. 10월은 현재까지 3556건이다. 신고 기한이 이달 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거래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강남권에 있는 한 부동산 공인 중개 대표는 "이전에도 강남이나 용산, 성동구 등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대출 규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면서 "집주인들은 올해 기록했던 고점에 집을 팔고 싶어하고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는 조금이라도 조정된 가격에 집을 매수하려해 가격 눈높이가 꽤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매물이 없거나 문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지켜보자'는 심리가 더 큰 상황이라 가격이 출렁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