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4년 만에 ‘춘식이’의 뒤를 이을 새 캐릭터를 선보였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해 10대가 친숙하게 느끼는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려는 행보다.

카카오, '춘식이' 다음 타자 '골골즈' 내놨다
카카오는 지난 12~18일 새 캐릭터 라인업인 ‘골골즈’를 알리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골골즈는 기분이 좋으면 ‘골골’ 소리를 내는 친구들이란 뜻이다. 고양이가 기분이 좋을 때 내는 소리에서 따온 말이다. 카카오가 골골즈로 선보이는 캐릭터는 ‘김콩이’와 ‘박밤이’ 두 종이다. 이들 캐릭터는 ‘골골송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함께 찾아 나가는 콘셉트를 갖고 있다. 카카오는 캐릭터에 ‘김’, ‘박’ 같은 성씨를 붙여 소비자가 쉽게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프로모션에서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인 ‘오늘도 골골즈’를 구독하는 이용자에게 카카오톡에서 쓸 수 있는 골골즈 이모티콘 24종을 제공했다. 15일간만 무료 사용이 가능한 이모티콘이었지만 이 채널의 구독자 수는 66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기준 골골즈 이모티콘의 다운로드 수는 약 80만건에 달했다. 카카오는 골골즈 인스타그램도 개설했다. 25일엔 인스타그램의 숏폼 플랫폼인 릴스에서 볼 수 있는 골골즈 애니메이션도 공개했다.

카카오, '춘식이' 다음 타자 '골골즈' 내놨다
카카오의 새 캐릭터 출시는 2020년 나온 ‘춘식이’ 이후 4년 만이다. 춘식이는 카카오가 굿즈 숍인 ‘카카오프렌즈’에서 주력으로 밀고 있는 캐릭터다. 이 회사의 지난 3분기 실적발표 프레젠테이션 자료 앞면에도 등장할 정도다. 다만 춘식이는 카카오의 첫 캐릭터 라인업인 카카오프렌즈에 소속돼 있어 별도의 캐릭터 세계관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IP 사업을 확장하려는 카카오가 새 캐릭터를 내놓은 배경이다.

IP 업계에선 카카오가 10대 이용자를 겨냥해 새 캐릭터를 내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골골즈가 친구, 동아리 등의 요소를 강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들 연령대가 즐겨 쓰는 SNS인 인스타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서다. 카카오는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밈을 활용해 골골즈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엔 오프라인 홍보도 계획하고 있다.

카카오는 2017년 선보였던 또 다른 캐릭터 라인업인 ‘니니즈’도 최근 보강했다. 지난 9월 니니즈 내 캐릭터인 ‘죠르디’를 32종으로 늘려 캐릭터 군단인 ‘쬬르디’를 내놨다. 이 32종 인형이 무작위로 담긴 인형 굿즈도 출시했다. 쬬르디와 골골즈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카카오는 다양한 캐릭터를 2차 가공할 수 있는 사업 여건을 확보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춘식이가 전에 없던 팬덤 문화를 만들어냈다면 골골즈는 새로운 콘셉트로 대중들에게 신선한 매력을 전달할 것”이라며 “릴스로 선보이는 골골즈 애니메이션은 1분 길이의 숏폼 콘텐츠로 SNS에 적합하게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