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바이오제약은 큐리언트가 발행한 영구전환사채(CB)의 인수대금을 납입했다고 25일 밝혔다. 60억원 규모로 지난 5월 100억원 전략투자 이후 두번째 투자다.

큐리언트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하고 올해 '법인세 비용 차감 전 당기순손실(법차손)' 비율 이슈를 해결해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큐리언트는 결핵치료제 텔라세벡과 항암제 'Q702' 'Q901' 등 다수의 임상개발 단계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글로벌 기술이전에 따른 검증된 연구개발 시스템과 내년에 예정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기대감으로 추가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텔라세벡의 경우 수천억원대의 수익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텔라세벡은 큐리언트가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2010년 도입한 물질로 지난해 비영리 결핵연구기관 TB얼라이언스에 기술이전했다. 현재 TB얼라이언스는 호주에서 부룰리궤양 환자들을 대상으로 허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40명 투약을 완료하고 내년 호주 임상의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큐리언트는 텔라세벡의 계약금와 마일스톤을 수령하는 대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시 발급되는 희귀 소아 질환 우선검토 바우처(PRV)를 받기로 계약했다. PRV는 신약 승인 검토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어 다국적 제약사 등에 높은 값으로 판매 가능하다. 최근 PRV는 약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 수준으로 거래되는 등 가치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항암제 후보물질 중에서는 최근 주목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의 병용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Q901이 있다. Q901은 암세포의 DNA 손상·복구 기능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항암 효과를 낸다. 이런 기작을 가진 물질은 유사한 기전을 가진 토포아이소머레이즈(TOP)1 억제제 기반 ADC의 내성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조원의 매출을 내는 엔허투 등이 여기 해당된다. 큐리언트는 두 물질의 병용 가능성을 증명하기 위해 지난해 8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암센터(NCI)와 공동임상계약(CRADA)을 맺고 병용 임상 1b·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내년부터 큐리언트의 후보물질에 대한 성과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큐리언트에 대외협력본부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25년간 금융분석가로 활동하며 HLB그룹에서 글로벌투자, 전략기획 등을 담당했던 지혁주 동구바이오제약 본부장을 총괄로 파견한다. 지난 9월 큐리언트 이사로 선임된 이병걸 상무가 해당 업무를 지원한다. 그는 15년 이상 제약·바이오기업에서 사업개발, 기술이전 등의 업무를 담당한 전문가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내년 초부터 텔라세벡과 항암 후보물질에 대한 연구개발 성과들이 순차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며 "큐리언트에 추가 투자를 결정한 만큼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기업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