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 두산밥캣에 2차 주주서한…"포괄적 주식교환 입장 밝혀야"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파트너스)이 두산밥캣 이사회에 두 번째 주주서한을 보내며 △두산로보틱스와 포괄적 주식교환 재추진 포기 공표 △특별배당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말까지 이사회에 2차 주주서한에 대한 답변을 공개적으로 발표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22일 기준 운용하거나 자문하는 펀드를 통해 두산밥캣의 주식 135만6973주(발행주식총수의 1.35%)를 보유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에 대해 "자본시장 우려의 핵심은 지배주주(두산에너빌리티 분할합병 성공 후 두산로보틱스)와 그 지배주주(㈜두산) 입장에서는 두산밥캣의 주가가 낮을수록 교환·합병 비율이 유리해지는 이해상충이 존재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해상충의 직접 당사자인 지배주주가 이사회 전원과 경영진에 대한 실질적 임면권을 가지고 있고 포괄적 주식교환 주주총회가 개최되는 경우 의결권을 제한 없이 모두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향후 두산밥캣의 실적과 주가, 포괄적 주식교환 재추진 시 거래조건의 공정성 확보와 일반주주 이익 보호에 대한 걱정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며 "이것은 두산밥캣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얼라인파트너스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재추진하지 않겠다고 공표해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배주주와의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해달라는 취지라는 이유에서다. 또 이와 관련한 현 이사회와 경영진의 입장을 명확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미국 상장을 골자로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두산밥캣의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적극 반영해 연내까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두산밥캣 감사위원회가 포괄적 주식교환 이사회 결의 전 충분한 내부 논의와 검토가 이뤄졌는지 조사해 발표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두산로보틱스가 이달 12일 제출한 합병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일부 사업 부문을 신설 법인으로 떼어내고 여기에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붙여 두산로보틱스에 편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합병안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는 다음달 12일 개최된다. 이후 내년 2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을 거쳐 같은 달 31일 최종 합병될 예정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