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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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이란 연소득을 모두 모아 주택을 구입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이야기합니다. 가계의 주택구입 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주택가격 수준을 평가할 때 많이 인용됩니다.

PIR은 주택가격의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로 쓰이지만, 가정의 불합리성과 현상 이해의 한계를 품고 있습니다. 소득을 모두 모아 집을 사는 사람은 없을 뿐 아니라 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문제는 치명적인 결함입니다. 주택구입 예정자 대부분은 소득과 함께 자산을 활용해 주택을 구입하며 소득은 오히려 구입 당시보다 구입 후 대출 상환을 고려할 때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한국의 PIR이 높다고 인식하지만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 가입국들의 PIR 변화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2015년에서 2023년까지 가장 집값(PIR)이 많이 오른 나라는 54% 상승한 포르투갈입니다. 한국은 오히려 15%가 하락했습니다.

한국보다 PIR이 더 하락한 나라는 불가리아와 루마니아가 유일합니다. 이는 평균소득을 평균 주택가격과 비교해서 나타난 정확한 결과입니다. 평균소득과 서울 아파트를 비교해 비교대상을 잘못 선택한 국내의 과장된 연구와는 차이가 납니다.

주택가격과 분위별 소득을 일치시켜 분위별 PIR을 계산한다면 소득과 주택가격을 비교하는 더욱 유용한 지표가 만들어집니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가계 월 소득(10분위)과 주택소유통계(10분위)를 활용하면 분위별 PIR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습니다.
사진=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사진=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2023년 기준으로 소득 상위 10%와 주택자산가액 상위 10%를 비교하면 PIR은 5.31에 불과합니다. 10분위 주택가격은 평균 12억5500만원이며, 가계 월 소득은 1974만7000원입니다. 그다음인 9분위는 주택가격이 5억원대로 급격히 낮아지기에 PIR도 4로 대폭 떨어집니다.

평균적으로 돈을 버는 가구가 서울 내 핵심지역에서 아파트를 구입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특히 현재와 같이 법이나 규정에도 없는 정부의 대출규제가 전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면 본인의 소득을 고려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따라서 분위별 PIR을 살펴보는 것이 현재의 주택시장을 평가하는 더 합리적인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평균소득과 서울 아파트, 심지어 강남의 아파트를 비교하면서 집값이 과도하게 높다고 혹세무민하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연구는 비교대상이 같아야 합니다. 비교대상을 다르게 해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연구는 사회 현상을 이해하려는 목적보다는 본인의 불순한 의도를 뒷받침하려는 왜곡일 따름입니다.

서울의 주거 선호지역 아파트는 소득이 높은 자산가들이 구입하기에 실제 주택거래 현장에서의 PIR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강남 아파트를 거래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분위가 일치하는 소득과 주택가격을 비교해 주택가격 수준을 평가하는 정확한 지표를 마련해야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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