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와 하나되는 '소통 리더십 5계명'
"아버지, 저 사람들은 우리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어요.""그렇다, 폴. 하지만 때로는 다른 길이 더 나은 길일 수 있지."

프랭크 허버트의 SF소설 '듄'의 주인공 폴은 위험한 사막 행성의 젊은 지도자가 된다. 그는 음모와 배신이 넘쳐나는 적대적인 환경 속에서도 현지 부족(프레멘족)들과 힘을 합쳐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간다. 귀족의 권위 대신 진정성 있는 태도로 기존 질서에 변화를 이끌어내는 그의 여정은 MZ세대를 이끄는 리더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된다.

오늘날 조직의 리더들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과거의 리더십 방식을 고수할 것인지, 아니면 시대의 변화에 맞춰갈 것인지 선택의 기로다. MZ세대가 전체 직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이들과 성공적으로 협업하는 것이 조직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과제가 되었다. 폴이 혹독한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였듯, 오늘날 리더들도 빠르게 변하는 업무 환경과 MZ세대를 이해하고 적응해야 한다. 폴의 리더십에서 배울 수 있는 다섯 가지 핵심 요소를 현대 조직의 맥락에서 재해석해보자.

첫째, '진정성 있게 소통하기'다. 폴은 프레멘족의 언어를 배우고 물을 보전하는데 진심인 그들의 문화를 존중했다. 더 나아가 자신을 전설적 예언자라는 높은 자리에 두지 않고 동등한 동료가 되기로 했다. MZ세대와 소통할 때 리더는 그들의 언어와 방식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복잡하고 긴 문서 대신 한눈에 들어오는 자료를, 지루한 회의 대신 짧은 스탠드업 미팅을 선호하는 그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맞춰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업무 지시나 피드백을 줄 때도 단순 전달이 아닌 맥락을 함께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작업이 전체 프로젝트에서 왜 중요한지 설명하자면..."이라는 식의 배경 설명이 MZ세대의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낸다. 팀원들이 선호하는 소통 방식에 대한 피드백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둘째, '의미 있는 목표 추구하기'다. 폴은 스파이스 채굴이라는 제국의 이익을 넘어 행성의 환경 보호와 주민들의 자유에 더 큰 가치를 뒀다. 이는 일의 의미를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의 성향과 맞닿아 있다. 그들은 "이 일이 우리 사회에 어떤 도움이 되나요?", "우리가 하는 일이 누군가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리더는 "올해의 목표 달성"이란 말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라는 식으로 말해야 한다. 단순히 실적을 내는 것보다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MZ세대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또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목표 설정 방식 자체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팀 미션을 돌아보며 우리 일이 고객과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성과지표를 설정할 때도 재무적 성과 외에 고객 만족도, 환경 영향, 직원 성장도 등 사회적 가치 지표를 포함시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연간 계획을 수립할 때 우리 팀이 만든 긍정적 변화를 구체적인 스토리로 정리하여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변화를 받아들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다. 폴은 안락한 귀족 생활을 뒤로하고 척박한 사막 환경에 적응했다. 프레멘족의 생존법을 배우고, 사막 웜을 타는 법을 익히며, 물을 재활용하는 불편한 생활 방식을 받아들였다. 리더도 마찬가지로 기존 일하는 방식에 더해 새로운 세대의 방식을 조화롭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필요하면 온라인 회의를 하되, 소통 내용은 꼭 기록으로 남기세요"하는 식으로 상황에 맞게 규칙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근무 방식에 있어서도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효과적으로 병행하면서,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창의적인 기획이 필요한 업무는 재택으로, 협업이 필요한 업무는 사무실에서 진행하는 식이다. 또한 업무 시간의 유연한 조정도 필요하다. 코어타임(예: 오전 11시~오후 4시)을 제외한 시간은 개인이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하되, 팀 내 소통에 문제가 없도록 규칙을 정립해야 한다.

넷째, '함께 성장하는 조력자 되기'다. 폴은 명령만 하는 지도자가 아니었다. 그는 프레멘 전사들의 전투 기술을 배우면서 동시에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나누며 서로 배우는 관계를 만들었다. 리더도 통제하기보다는 구성원들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대신 그 경험에서 배운 점을 팀과 나누고 함께 성장합시다"처럼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세대와 함께 학습할 수 있는 방식도 고민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하여 MZ세대 직원들이 디지털 기술이나 최신 트렌드를 선배 세대에게 가르치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또한 학습 동아리(CoP: Community of Practice) 활동을 장려하여 구성원들이 관심 있는 주제로 자발적인 학습 모임을 만들도록 지원해야 한다. 업무 실수가 발생했을 때도 질책하기보다는 "이번 경험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게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회고 시간을 갖는 것이 효과적이다. 매월 팀원들이 자신의 성장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다섯째, '진정성 있게 취약성을 인정하기'다. 폴은 함께 하고 싶은 비전만 제시하지 않고 자신의 두려움과 고민까지 모두 공유했다. 심지어 자신이 가진 예지 능력으로 인해 닥치게 될 위험한 미래도 숨기지 않았다. 이를 통해 폴은 프레멘족의 신뢰를 얻게 된다. 이처럼 리더는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이를 팀과 공유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저도 이 상황이 처음이라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함께 최선의 방향을 찾고 싶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프로젝트 지연이나 목표 미달과 같은 실패 상황에서도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진솔하게 인정하되, 이를 팀의 학습 기회로 전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새로운 세대와 함께하는 리더십은 단순히 세대 차이를 없애는 차원이 아니다. 폴이 거친 사막에서 새 길을 찾았듯이,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젊은 세대와 함께 성장하는 길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중요한 것은 MZ세대를 통제하거나 변화시켜야 할 대상이 아닌,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파트너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들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며, 서로의 강점을 결합할 때 조직은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다. 폴이 프레멘족과 함께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리더가 되었듯이, 오늘날의 리더도 MZ세대와 함께할 때 미래를 이끄는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주수 휴넷리더십센터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