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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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와 관련, "폭력 사태에 법률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을 단호히 실행하겠다"고 25일 밝혔다.

동덕여대는 이날 김명애 총장 명의로 성명문을 내고 "불법적인 본관 점거와 시위를 중단하라"며 "이후 민주적인 대화와 토론 과정을 거쳐 공학 전환 문제를 다루자"고 밝혔다.

이어 "대학은 학내 정상화를 위해 폭력 사태, 교육권 침해, 시설 훼손 및 불법 점거에 대해 법률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을 단호히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정상적 상황과 폭력 사태 속에서 지난 12일 음대 졸업연주회에서 발생한 교수 협박 및 공학반대 선언문 낭독 강요는 교권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음대 졸업연주회 도중 한 교수가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측에 의해 무릎을 꿇은 후 전환에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읽은 후에야 연주회를 진행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 나온 것과 관련한 경고문구다.

앞서 오전 11시에 진행된 처장단과 총학생회 간 3차 면담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종료됐다. 학교 측과 총학생회는 본관 점거 해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동덕여대는 이에 대해 "오늘 총학생회와의 면담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며 "지난주 상호 협의한 내용과 달리 총학생회는 다시금 공학 전환 논의 전면 철회를 주장하며 불법적 본관 점거를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 측은 지난 24일 SNS(소셜미디어)에 "현재 총학생회와 재학생을 사칭하는 공개 대화방과 SNS 계정이 다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해당 채팅방에서 나온 근거 없는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총학생회 '나란'은 이런 사칭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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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시위는 지난 11일 시작됐다. 학교 측이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일부 학생들이 반대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학교 건물을 점거하고 외벽과 보도 등에 래커칠하는 등 거칠었던 시위는 지난 21일 대학 측이 남녀공학 논의를 중단한다고 선언하며 잠정 중단됐다. 학교 결정에 총학생회 측은 본관을 제외한 강의실 봉쇄를 해제하고 수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시위는 멈추었지만 이로 인한 피해 복구 등 풀어야 할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학교 측에 따르면 이번 시위로 인해 발생한 피해 추정 금액은 최대 54억원이다.

학교 측은 이와 별개로 취업박람회 시설물 파손 비용 3억300여만원을 총학생회에 요구했지만, 이들이 "낼 수 없다"고 답해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에 동덕여대는 학내에 설치된 300여 대의 CC(폐쇄회로)TV 영상 분석을 통해 관련 행위자를 확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덕여대 비상대책위원회는 학내 사태와 관련해 정확한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원활한 해결을 하기 위해 피해사례 신고접수를 받고 있다.

비대위 측은 "신고자의 신원은 철저히 익명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