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한 행사장에 전시된 샤오미 SU7.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한 행사장에 전시된 샤오미 SU7.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샤오미가 올해 출시한 첫 전기차 모델 SU7(Speed Ultra 7·중국명 쑤치)가 '자동 주차 기능' 오류로 파손된 사례가 현지에서 하루 새 70여건 발생했다.

23일(현지시간) 홍성신문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14일 정오부터 15일 새벽까지 중국 현지 각지에서 SU7 70여대가 주차 중 충돌 및 긁힘 사고를 당했다.

사고를 당한 차량은 모두 '자동 주차 기능'을 사용했다. 샤오미의 자동 주차는 운전자가 주차 위치 근처까지 차를 몰고 가면 차량 스스로 목표 위치를 식별해 알아서 주차하는 기능인데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서 주차장 기둥 등에 들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4일 오후 6시께 사고를 당한 베이징 운전자 쑨펑은 "충돌 전 후진 레이더가 장애물을 인식하지 못했고 충돌 경보음도 울리지 않았다"며 "충돌 후에도 주차 프로세스가 멈추지 않아 손상이 심각해졌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차량을 구입해 이 주차장에서 여러 번 자동주차 기능을 사용했는데, 사고가 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쑨펑은 샤오미 고객센터에 연락했으나 "차주 본인이 보험사에 알려야 한다"는 답을 들었고 그날 저녁 SNS를 통해 다수의 SU7 소유주가 비슷한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쑨펑이 들어간 'SU7 사고 채팅방'에는 현재까지 70여명이 참여 중이라고 한다.

청두에 사는 A씨도 지난 13일 오후 3시께 자동 주차 기능으로 주차를 시도하다 사고를 당했다. 디스플레이 화면이 주차 기둥을 인식하고도 제동하지 않아 결국 기둥에 충돌했다. A씨는 "후진 레이더 경보가 울리지 않아 언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지도 판단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15일 자동 주차 기능의 시스템 오류가 사고 원인이었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모든 수리 비용을 부담하고, 수리 기간 하루 150위안(약 2만9000원) 상당의 샤오미 포인트를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로 유명한 중국 정보기술(IT)업체 샤오미는 지난 3월 자체 개발한 첫 전기차 SU7 시리즈를 출시했다. SU7은 출시 당일 27분 만에 5만대가 넘는 주문을 받는 등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샤오미는 전기차 출시 230일 만에 10만대 생산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최고 시속 350㎞의 슈퍼카급 전기차인 'SU7 울트라' 예약판매에 들어가기도 했다. 예약판매 가격은 81만4900위안(약 1억5760만원)으로, 테슬라 모델 S 플레이드와 중국 내 판매가가 같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