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 시런 /사진=로이터
에드 시런 /사진=로이터
영국 팝스타 에드 시런과 싱어송라이터 밥 겔도프가 '밴드 에이드(Band Aid)' 40주년 기념 음원 '두 데이 노우 잇츠 크리스마스?(Do they know it's christmas?)' 발매를 두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10년 전 '밴드 에이드'에 참여했던 에드 시런이 서구 중심적 시각으로 만들어진 곡이라며 비판, 올해 참여를 반대하면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에드 시런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0년이 지나고 생각이 바뀌었다. 이것은 제 개인적인 입장이다. 미래지향적인 입장이길 바란다. 모두에게 사랑을 보낸다"고 적었다.

이와 함께 가나계 영국 작곡가이자 래퍼인 퓨즈 오디지(Fuse ODG)가 밴드 에이드를 비판하고 2014년 버전 노래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한 성명을 공유했다.

에드 시런이 공유한 퓨즈 오디지의 성명에는 밴드 에이드와 같은 자선 활동이 아프리카 대륙 자체에 자금을 투자하는 데 실패했으며, 대륙 사람들의 인간성을 훼손하고, 아프리카인들을 그들 자신의 이야기에서 배제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밥 겔도프는 1984년 BBC 기자 마이클 버크가 보도한 에티오피아 기근에서 영감을 받아 '두 데이 노우 잇츠 크리스마스'를 공동 작곡했다. 이후 아프리카 전역의 자선 활동을 위해 음악을 발표했다. 겔도프가 한 매체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밴드 에이드' 자선 신탁은 지금까지 1억4000만파운드(약 2463억원)를 모금했다.

그동안 U2의 보노, 조지 마이클,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 폴 매카트니, 원 디렉션 등 유명 가수들이 참여했다. 에드 시런 역시 2014년에 함께했다.
밥 겔도프 /사진=로이터
밥 겔도프 /사진=로이터
올해 밥 겔도프는 겔도프는 1984년, 1989년, 2004년, 2014년에 발매된 곡의 버전을 합친 40주년 기념 리믹스를 준비했다. 그러나 에드 시런은 자신의 보컬이 2024년 리믹스에 포함된 것에 대해 사전에 동의받지 않았고, 동의했을 리도 없었다고 밝혔다.

'두 데이 노우 잇츠 크리스마스?'에는 "이번 크리스마스엔 아프리카에 눈이 내리지 않을 것이다. 올해 그들에게 가장 값진 선물은 바로 생명. 아무것도 자란 적이 없는 곳. 비도 내리지 않고 강도 흐르지 않는 곳. 그들이 크리스마스인 것을 알까?" 등의 가사가 포함돼 있다. 이에 서구 중심적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다른 곡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가수 아델은 2014년 30주년 녹음을 거절했으며, 미국 음악잡지 롤링스톤은 2017년 12월 최악의 크리스마스곡 3위로 이 곡을 뽑으며 "대부분 백인, 부유한 유명인들이 식민주의, 인종차별적 고정관념, 지리적 무능으로 가득 찬 오만을 드러낸 곡"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밴드 에이드 대변인은 피플에 "에드 시런은 레코드에서 자신의 보컬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 밥 겔도프는 이후 에드와 직접 대화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고 전했다.

밥 겔도프는 자신의 활동을 중단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 매체에 "현재 세계 6억명의 배고픈 사람들 중 절반이 아프리카에 거주하고 있다면"면서 "우리는 그들 중 일부를 도울 수 있다. 그것이 우리가 계속하려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