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철 교수 "해외서 한국인 안전하려면…재한 외국인부터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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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리스펙트' 운동 펼치는 민병철 중앙대 석좌교수
美 LA서 "한국에 사는 미국인, 미국에 살고있는 한국인 존중하자" 캠페인
"해외서 '아시안 헤이트' 막자고 피켓 들면 더 피해
한인 동포, 여행객 보호하려면 전혀 다른 방법 모색해야"
“재한 외국인 보호하자는 선한 구호 세계인 감동시킬 것"
"자국민 보호 앞장서 주니 주한 외국대사들도 감동
대사들도 '고국서 한국인 보호할 것' 화답하기도"
"출산율 절벽 韓, 유일한 대안은 우수한 외국인 들여야"
"100세 시대, 영어는 은퇴자에게 최고의 공부
손자 손녀 돌보며 영어까지 알려주면 큰 존경 받을 것"
"한국의 영어공용화, 수능에 '말하기' 도입해야 가능"
美 LA서 "한국에 사는 미국인, 미국에 살고있는 한국인 존중하자" 캠페인
"해외서 '아시안 헤이트' 막자고 피켓 들면 더 피해
한인 동포, 여행객 보호하려면 전혀 다른 방법 모색해야"
“재한 외국인 보호하자는 선한 구호 세계인 감동시킬 것"
"자국민 보호 앞장서 주니 주한 외국대사들도 감동
대사들도 '고국서 한국인 보호할 것' 화답하기도"
"출산율 절벽 韓, 유일한 대안은 우수한 외국인 들여야"
"100세 시대, 영어는 은퇴자에게 최고의 공부
손자 손녀 돌보며 영어까지 알려주면 큰 존경 받을 것"
"한국의 영어공용화, 수능에 '말하기' 도입해야 가능"
‘선플재단 이사장·K리스펙트 창시자’
민병철 중앙대 경제경영대 석좌교수가 지난 24일 기자에게 건넨 명함을 보자 눈에 띄는 문구다. 이름 아래에 직함보다 앞서 그가 최근 몰두하고 있는 사회 운동을 넣었다. 온라인에 선한 메시지로 댓글을 달자(선플)거나, 한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을 존중하자(K리스펙트)는 내용이다.추론해보면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과도 비슷해 보인다. 당연한 말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태도와 관습을 고치기 위해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듯 했다.
1980년대 ‘민병철 생활영어’ 붐을 일으키며 한국인에게 영어를 도구로 글로벌의 꿈을 꾸게 했던 그가 이제는 세계 시민으로서의 에티켓을 강조하고 있다. 선플 운동은 2007년부터 17년째, K리스펙트는 지난해부터 활동을 해오고 있다.
민 교수는 1981년 MBC에서 ‘민병철 생활영어’ 프로그램을 10년간 진행했다. 문법 위주였던 영어교육에서 실생활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영어 문장을 제시하며 인기를 끌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오전 6시 30분 진행하며 새벽 영어공부 열풍을 일으켰다. 그의 이름 자체가 영어 교육 브랜드가 됐다. 영어 교육자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운동을 펼치다 보니 직함이 많다. 선플재단 선플운동본부 이사장, 모교인 중앙대 석좌교수를 맡고 있으며 현재 민병철 교육그룹의 회장직도 겸하고 있다.
민 교수는 사회적 메시지를 오랫동안 반복, 확산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의 국격이 올라갔다고는 하지만 해외에서 우리 동포들은 여전히 ‘아시안 헤이트(아시아인 혐오)’에 노출되어 있다”며 “재한 외국인을 존중하는 자세를 가지면서 한국이 전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퍼트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학과 영어 조기교육이 보편화된 상황에 대해서는 “영어는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마스터 할 수 있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며 “엄마표 영어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1문 1답. ▷해외에서 한인 동포의 위상은 나아졌습니까.
“BTS(방탄소년단)나 한식, 손흥민 등 덕택에 K컬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죠. 하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우리 한인들에게 ‘아시안 헤이트’ 현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시안 헤이트를 막읍시다’라고 현지에서 피켓을 들면 그 피켓 든 사람이 표적이 돼 더 피해를 볼 수 있거든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실제 현실은 어떻습니까.
“얼마전 한국계 미국 상원의원 당선자의 인터뷰를 읽었을 때 ‘자기 아이가 학교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토로한 것을 봤습니다. 의원 자녀도 이런데 다른 동포 자녀들은 어떻겠습니까. 손흥민 이강인 등 해외에서 뛰는 스포츠 선수들도 현지 관중들로부터 차별과 폭언에 시달린 바 있죠.”
▷K리스펙트 운동이 도움이 될까요.
“지난해 3월 한국 주재 35명의 대사 및 부대사들을 초청해 국회에서 K리스펙트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해외에 진출한 한인들이 차별과 폭언에 시달리듯, 한국 내에서 편견과 차별을 겪은 외국인이 많습니다. K팝·K무비·K푸드·K문학으로 세계인을 놀라게 했듯, 한국인에게 내재된 배려와 존중의 미덕 ‘K리스펙트’를 글로벌 시장에 꺼내야 합니다. 우리 한인이 환대 받으려면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부터 따뜻하게 대해야죠.”
▷반응은 어떻습니까.
“어느 대사 한 분이 제게 영상을 보내왔습니다.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이 시댁에서 언어폭력에 가까운 꾸중을 듣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동안 자국민의 핍박을 마음 아프게 지켜본 것이지요. 응우옌 부퉁 전 주한 베트남 대사는 얼마전 제게 ‘우리도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인들을 존중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도 K리스펙트 운동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까요.
“지난해 한국 합계 출산율은 0.72명이었습니다.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인 만큼, 직면한 인구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수한 외국인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 밖엔 답이 없습니다. K리스펙트는 이들을 맞아들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세를 알려줍니다.”
▷운동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나요
“국내에서는 각국 대사관과 연계하고 있습니다. 해외는 지난달부터 제가 박사학위를 받은 모교 미국 노던 일리노이 대학교를 시작으로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LA) 코리아타운 경찰서 앞에서도 ‘한국에 살고 있는 미국인들을 존중합시다’ 와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을 존중합시다' 배너를 함께 들었습니다. 이걸 사진 찍어 인증샷을 남기는 식입니다.”
▷선플 운동이 생긴지 17년이 넘었습니다.
“K리스펙트 운동의 시초는 선플 운동입니다. 새벽 2, 3시에 악플을 올리는 것은 전형적인 괴롭힘입니다. 2007년 한 젊은 가수가 악플에 시달려 자살한 사건이 충격을 줬죠. 평범한 교수로 머물던 제가 사회운동을 시작한 계기가 됐습니다. 제 영어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악플로 고통받는 유명인 10명을 찾아 격려와 용기를 주는 선플을 달도록 과제를 내 주었습니다.”
▷그간 성과가 있었습니까.
“선플은 악의적인 비난 욕설 댓글을 칭찬과 격려가 담긴 댓글로 뒤덮어버리자는 취지의 운동입니다. 악플이 생기다가도 선플 몇개에 분위기가 금세 바뀌곤 하는게 인터넷 세상의 특징이더군요. 미국 영국 일본 등 공중파 방송사와 신문사에서 관심을 갖고 한국의 선플운동을 취재해 왔습니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적인 고민임을 알게 됐습니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언어는 여전히 과격합니다.
“익명성에 기댄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표현 등은 쉽게 없어질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청소년의 인성교육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학교(right school)가 아닌 너도 나도 최고의 학교(best school)를 찾는 성적 위주의 공부 때문에 인성교육이 설 자리가 없습니다. 일선 학교에서 선플 운동이 커질 수 있도록 교재를 개발·보급하고 있습니다.” ▷민병철 생활영어가 나온 1980년대와 비교하면 환경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영어 배우기 좋은 환경이 됐지만 사교육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유튜브 등 공짜 영어교육 미디어 채널도 널렸습니다. 그러면 영어 교육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에 맞는 독서, 말하기, 듣기 등, 에니메이션 영상 등으로 자녀 생활반경 주변서 영어를 접촉하는 환경을 늘려주길 강력히 권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영어 때문에 해외로 나갑니다.
“단순히 나갔다 오는 것과 영어실력은 관계가 없습니다. 요즘 국내에서 열리는 여러 영어 말하기 대회를 보면 외국 땅을 한 번도 밟지 않은 학생들이 우승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학은 영어를 배우러 가는 길이 아닌, ‘학문’을 배우는 길이 되어야 합니다. 어린 자녀를 조기 유학의 길로 내몰 필요가 없습니다.”
▷2024년에 필요한 생활영어는 어떤 식이어야 합니까.
“100세 시대입니다. 정년퇴직한 분들이 가장 하기 좋은 공부가 영어입니다. 손자 손녀를 돌봐주면서 영어까지 가르쳐주면 자녀들이 부모님을 존경의 눈으로 바라볼 겁니다. 또 외국어를 배우면 치매를 지연시킨다는 논문들이 나와 있습니다.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문장에 대해 영어 원어민녹음을 1000번 따라하면, 그 문장만큼은 원어민과 같은 수준이 됩니다. 이건 40세도, 80세도 가능합니다.”
▷한국은 영어 공용화 국가로 갈 것 같습니까.
"영어를 잘 하게 되면 인공지능(AI) 시대에 영어로 제공되는 다양한 정보와 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 한국인의 정보 접근성이 크게 올라갈 겁니다. 필요하다고 보지만 단기간에 가능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영어공용화는 국민의 영어실력을 전반적으로 높일 것입니다. 우선 수능에 영어 말하기가 추가되고 기업에서도 영어로 업무를 보는 능력 위주로 선발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민병철 중앙대 경제경영대 석좌교수가 지난 24일 기자에게 건넨 명함을 보자 눈에 띄는 문구다. 이름 아래에 직함보다 앞서 그가 최근 몰두하고 있는 사회 운동을 넣었다. 온라인에 선한 메시지로 댓글을 달자(선플)거나, 한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을 존중하자(K리스펙트)는 내용이다.추론해보면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과도 비슷해 보인다. 당연한 말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태도와 관습을 고치기 위해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듯 했다.
1980년대 ‘민병철 생활영어’ 붐을 일으키며 한국인에게 영어를 도구로 글로벌의 꿈을 꾸게 했던 그가 이제는 세계 시민으로서의 에티켓을 강조하고 있다. 선플 운동은 2007년부터 17년째, K리스펙트는 지난해부터 활동을 해오고 있다.
민 교수는 1981년 MBC에서 ‘민병철 생활영어’ 프로그램을 10년간 진행했다. 문법 위주였던 영어교육에서 실생활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영어 문장을 제시하며 인기를 끌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오전 6시 30분 진행하며 새벽 영어공부 열풍을 일으켰다. 그의 이름 자체가 영어 교육 브랜드가 됐다. 영어 교육자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운동을 펼치다 보니 직함이 많다. 선플재단 선플운동본부 이사장, 모교인 중앙대 석좌교수를 맡고 있으며 현재 민병철 교육그룹의 회장직도 겸하고 있다.
민 교수는 사회적 메시지를 오랫동안 반복, 확산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의 국격이 올라갔다고는 하지만 해외에서 우리 동포들은 여전히 ‘아시안 헤이트(아시아인 혐오)’에 노출되어 있다”며 “재한 외국인을 존중하는 자세를 가지면서 한국이 전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퍼트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학과 영어 조기교육이 보편화된 상황에 대해서는 “영어는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마스터 할 수 있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며 “엄마표 영어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1문 1답. ▷해외에서 한인 동포의 위상은 나아졌습니까.
“BTS(방탄소년단)나 한식, 손흥민 등 덕택에 K컬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죠. 하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우리 한인들에게 ‘아시안 헤이트’ 현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시안 헤이트를 막읍시다’라고 현지에서 피켓을 들면 그 피켓 든 사람이 표적이 돼 더 피해를 볼 수 있거든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실제 현실은 어떻습니까.
“얼마전 한국계 미국 상원의원 당선자의 인터뷰를 읽었을 때 ‘자기 아이가 학교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토로한 것을 봤습니다. 의원 자녀도 이런데 다른 동포 자녀들은 어떻겠습니까. 손흥민 이강인 등 해외에서 뛰는 스포츠 선수들도 현지 관중들로부터 차별과 폭언에 시달린 바 있죠.”
▷K리스펙트 운동이 도움이 될까요.
“지난해 3월 한국 주재 35명의 대사 및 부대사들을 초청해 국회에서 K리스펙트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해외에 진출한 한인들이 차별과 폭언에 시달리듯, 한국 내에서 편견과 차별을 겪은 외국인이 많습니다. K팝·K무비·K푸드·K문학으로 세계인을 놀라게 했듯, 한국인에게 내재된 배려와 존중의 미덕 ‘K리스펙트’를 글로벌 시장에 꺼내야 합니다. 우리 한인이 환대 받으려면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부터 따뜻하게 대해야죠.”
▷반응은 어떻습니까.
“어느 대사 한 분이 제게 영상을 보내왔습니다.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이 시댁에서 언어폭력에 가까운 꾸중을 듣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동안 자국민의 핍박을 마음 아프게 지켜본 것이지요. 응우옌 부퉁 전 주한 베트남 대사는 얼마전 제게 ‘우리도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인들을 존중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도 K리스펙트 운동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까요.
“지난해 한국 합계 출산율은 0.72명이었습니다.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인 만큼, 직면한 인구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수한 외국인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 밖엔 답이 없습니다. K리스펙트는 이들을 맞아들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세를 알려줍니다.”
▷운동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나요
“국내에서는 각국 대사관과 연계하고 있습니다. 해외는 지난달부터 제가 박사학위를 받은 모교 미국 노던 일리노이 대학교를 시작으로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LA) 코리아타운 경찰서 앞에서도 ‘한국에 살고 있는 미국인들을 존중합시다’ 와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을 존중합시다' 배너를 함께 들었습니다. 이걸 사진 찍어 인증샷을 남기는 식입니다.”
▷선플 운동이 생긴지 17년이 넘었습니다.
“K리스펙트 운동의 시초는 선플 운동입니다. 새벽 2, 3시에 악플을 올리는 것은 전형적인 괴롭힘입니다. 2007년 한 젊은 가수가 악플에 시달려 자살한 사건이 충격을 줬죠. 평범한 교수로 머물던 제가 사회운동을 시작한 계기가 됐습니다. 제 영어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악플로 고통받는 유명인 10명을 찾아 격려와 용기를 주는 선플을 달도록 과제를 내 주었습니다.”
▷그간 성과가 있었습니까.
“선플은 악의적인 비난 욕설 댓글을 칭찬과 격려가 담긴 댓글로 뒤덮어버리자는 취지의 운동입니다. 악플이 생기다가도 선플 몇개에 분위기가 금세 바뀌곤 하는게 인터넷 세상의 특징이더군요. 미국 영국 일본 등 공중파 방송사와 신문사에서 관심을 갖고 한국의 선플운동을 취재해 왔습니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적인 고민임을 알게 됐습니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언어는 여전히 과격합니다.
“익명성에 기댄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표현 등은 쉽게 없어질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청소년의 인성교육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학교(right school)가 아닌 너도 나도 최고의 학교(best school)를 찾는 성적 위주의 공부 때문에 인성교육이 설 자리가 없습니다. 일선 학교에서 선플 운동이 커질 수 있도록 교재를 개발·보급하고 있습니다.” ▷민병철 생활영어가 나온 1980년대와 비교하면 환경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영어 배우기 좋은 환경이 됐지만 사교육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유튜브 등 공짜 영어교육 미디어 채널도 널렸습니다. 그러면 영어 교육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에 맞는 독서, 말하기, 듣기 등, 에니메이션 영상 등으로 자녀 생활반경 주변서 영어를 접촉하는 환경을 늘려주길 강력히 권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영어 때문에 해외로 나갑니다.
“단순히 나갔다 오는 것과 영어실력은 관계가 없습니다. 요즘 국내에서 열리는 여러 영어 말하기 대회를 보면 외국 땅을 한 번도 밟지 않은 학생들이 우승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학은 영어를 배우러 가는 길이 아닌, ‘학문’을 배우는 길이 되어야 합니다. 어린 자녀를 조기 유학의 길로 내몰 필요가 없습니다.”
▷2024년에 필요한 생활영어는 어떤 식이어야 합니까.
“100세 시대입니다. 정년퇴직한 분들이 가장 하기 좋은 공부가 영어입니다. 손자 손녀를 돌봐주면서 영어까지 가르쳐주면 자녀들이 부모님을 존경의 눈으로 바라볼 겁니다. 또 외국어를 배우면 치매를 지연시킨다는 논문들이 나와 있습니다.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문장에 대해 영어 원어민녹음을 1000번 따라하면, 그 문장만큼은 원어민과 같은 수준이 됩니다. 이건 40세도, 80세도 가능합니다.”
▷한국은 영어 공용화 국가로 갈 것 같습니까.
"영어를 잘 하게 되면 인공지능(AI) 시대에 영어로 제공되는 다양한 정보와 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 한국인의 정보 접근성이 크게 올라갈 겁니다. 필요하다고 보지만 단기간에 가능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영어공용화는 국민의 영어실력을 전반적으로 높일 것입니다. 우선 수능에 영어 말하기가 추가되고 기업에서도 영어로 업무를 보는 능력 위주로 선발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