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역과 바로 연결되는 가람아파트는 매물이 하나밖에 없어요. 전용면적 84㎡가 26억5000만원에 나와 있죠.” (강남구 일원동 A공인 관계자)

일원동 매물 호가 '껑충'…수서개발 기대
서울시가 최근 ‘수서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에 대한 재정비안을 마련하면서 강남구 수서·일원역 인근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수서지구는 1990년대 초 서울 주택난 해소를 위해 수서·일원동 일대 133만5246㎡ 부지에 조성된 택지지구다. 아파트 16개 단지, 1만2400여 가구가 들어서 있다.

재정비안이 나오면서 관심을 받는 곳은 일원동 일대 저층 주거 단지다. 한솔마을과 상록수, 가람, 청솔빌리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시는 이곳 용도지역을 ‘2종 일반주거지역(7층 이하)’에서 층수 제한을 없앤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 예고했다. 앞으로 재건축을 통해 아파트 층수를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가람·상록수아파트는 1993년 준공돼 재건축 연한이 도래했다. 두 단지 모두 용적률이 109%로 낮은 편이어서 재건축 사업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상록수아파트 뒤편에 있는 청솔빌리지는 층수가 더 낮은 3층짜리 아파트다. 역시 1993년 준공된 단지로 용적률은 89%다. 가람, 상록수, 청솔빌리지 등은 15~25층으로 재건축이 가능할 전망이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종 상향될 것으로 예상돼 올 7월부터는 매물이 거의 사라졌다”며 “최근 가람·상록수아파트 전용 75㎡는 21억~22억원, 전용 84㎡는 24억원 선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수서동 아파트는 종 상향이 예고된 ‘수서삼익’ 등을 제외하고는 재건축에 회의적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수서역 인근 신동아, 한아름 등 주요 아파트 단지는 용적률 200% 이상이어서 재건축 사업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서동 B공인 관계자는 “수서역 인근은 재건축해도 일반분양 물량이 적고 추가 분담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수서삼익은 용도지역이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용적률 400%까지 적용 가능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 예고돼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서역은 지하철 3호선과 수인분당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수서고속철도(SRT)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 택지 개발이 마무리되면 동남권 교통 요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그동안 수서·일원동은 서울 아래쪽에 치우쳐 저평가돼 왔다”며 “철도 환승 역세권이고 학군과 정주 여건이 좋아 앞으로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