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 문턱 높이면…"전국 빌라 69% '역전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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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토스, 실거래가 분석 발표
HUG, '112% 룰' 도입 검토
서울 전셋값 3529만 하락 전망
HUG, '112% 룰' 도입 검토
서울 전셋값 3529만 하락 전망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요건을 공시가격의 112%로 강화할 경우 전국 빌라(다세대·연립) 10가구 중 7가구가 기존 조건으로 전세보증 가입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곳곳에서 ‘역전세’(이전 계약보다 전셋값 하락)가 발생해 빌라 시장에 큰 혼란을 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는 ‘112% 룰’을 적용하면 지난해 체결된 전국 빌라 전세 계약의 69%가 기존 전세보증금으로 전세보증 가입이 불가능하다고 26일 밝혔다. 내년에 2년 만기가 도래하는 계약 대다수의 보증금 수준이 공시가격의 112%를 넘는다는 얘기다. 현재는 공시가의 126%(공시가 140%×전세가율 90%)까지 전세보증 가입이 가능하다. HUG는 112%(공시가 140%×전세가율 80%)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인천의 가입 불가 비율이 81.6%로 가장 높았다. 경남(79.3%), 충남(78.2%), 충남(78.2%)이 뒤를 이었다. 대구(50.4%)가 가장 낮았다. 서울은 67.6%를 나타냈다. 서울 내 격차도 큰 것으로 드러났다. 강서구(90%)와 도봉구(86.7%), 금천구(85.2%) 등 외곽 지역의 전세보증 불가 비율이 80%를 웃돌았다. 반면 용산구(13.5%)와 성동구(32.4%), 강남구(48.1%) 등 고가 지역은 타격을 덜 받는다.
전세사기 사태를 겪으면서 세입자 대다수가 보증이 안 되는 전·월세 물건을 기피하고 있다. 112% 룰이 적용돼 반환보증되는 전세보증금 액수가 줄어들면 집주인이 그만큼 전셋값을 내려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예컨대 공시가가 2억원인 빌라 집주인(임대인)이 지금은 보증금 2억5200만원을 받고 세입자를 들일 수 있는데, 앞으론 2억2400만원만 받아야 한다.
집토스에 따르면 112% 룰 적용 때 서울 임대인이 평균 3529만원을 내려줘야 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경기도의 평균 보증금 하향 금액은 2426만원, 전국은 2870만원으로 집계됐다. 빌라 집주인은 반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요건이 공시가의 150%에서 126%로 강화됐을 때도 임대인 다수가 수천만~수억원의 강제 역전세에 처했다”며 “빌라 임대시장 수익성이 떨어져 공급이 줄고, 전세 대신 월세로 돌리면 결국 서민 피해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HUG 관계자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개편과 관련해 “현재 구체적인 안이 검토된 바 없다”며 “지속가능한 전세보증 운영과 임대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는 ‘112% 룰’을 적용하면 지난해 체결된 전국 빌라 전세 계약의 69%가 기존 전세보증금으로 전세보증 가입이 불가능하다고 26일 밝혔다. 내년에 2년 만기가 도래하는 계약 대다수의 보증금 수준이 공시가격의 112%를 넘는다는 얘기다. 현재는 공시가의 126%(공시가 140%×전세가율 90%)까지 전세보증 가입이 가능하다. HUG는 112%(공시가 140%×전세가율 80%)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인천의 가입 불가 비율이 81.6%로 가장 높았다. 경남(79.3%), 충남(78.2%), 충남(78.2%)이 뒤를 이었다. 대구(50.4%)가 가장 낮았다. 서울은 67.6%를 나타냈다. 서울 내 격차도 큰 것으로 드러났다. 강서구(90%)와 도봉구(86.7%), 금천구(85.2%) 등 외곽 지역의 전세보증 불가 비율이 80%를 웃돌았다. 반면 용산구(13.5%)와 성동구(32.4%), 강남구(48.1%) 등 고가 지역은 타격을 덜 받는다.
전세사기 사태를 겪으면서 세입자 대다수가 보증이 안 되는 전·월세 물건을 기피하고 있다. 112% 룰이 적용돼 반환보증되는 전세보증금 액수가 줄어들면 집주인이 그만큼 전셋값을 내려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예컨대 공시가가 2억원인 빌라 집주인(임대인)이 지금은 보증금 2억5200만원을 받고 세입자를 들일 수 있는데, 앞으론 2억2400만원만 받아야 한다.
집토스에 따르면 112% 룰 적용 때 서울 임대인이 평균 3529만원을 내려줘야 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경기도의 평균 보증금 하향 금액은 2426만원, 전국은 2870만원으로 집계됐다. 빌라 집주인은 반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요건이 공시가의 150%에서 126%로 강화됐을 때도 임대인 다수가 수천만~수억원의 강제 역전세에 처했다”며 “빌라 임대시장 수익성이 떨어져 공급이 줄고, 전세 대신 월세로 돌리면 결국 서민 피해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HUG 관계자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개편과 관련해 “현재 구체적인 안이 검토된 바 없다”며 “지속가능한 전세보증 운영과 임대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