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습 못 버틴 獨 최대 철강사…티센크루프스틸 인력 40% 감축
독일 최대 철강 기업 티센크루프스틸(CEO 미겔 로페스·사진)이 전체 인력의 40%를 감축한다. 저가 중국산 철강 제품이 쏟아지는 데다 자국 제조업이 극심한 불황을 맞아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티센크루프스틸은 25일(현지시간) “생산 감축과 행정 효율화로 2030년까지 약 5000개 일자리를 감축하고 나머지 6000개 일자리는 외부 서비스 제공 업체로 이전하거나 사업 매각을 통해 축소해나갈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수년 내 인건비를 평균 10% 절감하고, 연간 생산량을 현재 1150만t에서 870만~900만t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뒤스부르크 지역 자회사인 크루프마네스만 제철소를 매각할 예정이다. 500여 명이 근무하는 크로이츠탈아이헨 공장도 폐쇄하기로 했다.

티센크루프스틸은 “과잉 생산 능력과 저렴한 아시아 수입품 증가가 경쟁력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고 구조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내수 부진에 빠진 중국이 철강을 해외로 대거 수출하면서 철강 가격은 하락하는 추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강철 수출은 전달보다 10.1%, 전년 동월 대비 40.8% 증가한 1118만t에 달했다. 올해 1~10월 강철 수출량은 전년보다 23.3% 늘어난 9189만t으로 집계됐다. 이날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철근 선물은 전년 대비 16.35% 하락한 t당 3299위안(약 63만7000원)에 거래됐다.

독일 내수 부진도 티센크루프스틸 경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9월 폭스바겐이 자국 공장 10곳 중 3곳을 폐쇄하겠다고 밝히는 등 주요 제조업이 위기를 맞았다.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부품 공급 업체 ZF프리드리히스하펜, 셰플러, 보쉬 등도 잇달아 직원 수만 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독일의 산업 생산량은 지난해 6월 이후 올해 9월까지 16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