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외인·기관 샀다는데" 네이버 주가 더 오를까…엇갈리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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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새 30% 반등한 네이버 주가
주주환원·3분기 실적 주가 이끌어
개인은 엑시트…외인·기관 줍줍

엇갈리는 증권가 전망…실적은 안정적
"지속적인 주가 상승 위해선 AI 기술력 중요"
네이버 사옥. 사진=뉴스1
네이버 사옥. 사진=뉴스1
네이버는 한 때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 자리를 넘볼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 네이버는 '국민주'로 불리며 대표 성장주로 꼽혔죠. 주가도 45만원대를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계속 오를 것만 같았던 주가는 고꾸라지더니 3년 만에 20만원 밑으로 떨어졌죠. 지금은 시가총액 10위 자리도 간신히 지켜내고 있습니다.

네이버 소액주주들은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습니다. 지난 9월 말 기준 104만6000여명에 달합니다. 그만큼 당시 주식시장에서 네이버의 인기는 하늘을 뚫고 나갈 기세였죠. 주변엔 삼성전자와 네이버 주식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들이 넘쳐났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증권사들이 제시한 네이버의 목표주가는 55만~60만원 사이였죠.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풍족한 유동성과 함께 연이은 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시장 참여자들마저 과열됐단 평가가 나옵니다.

반등한 네이버 주가…개인은 팔아

최근 시장에선 네이버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저평가됐단 이야기가 슬슬 들립니다. 불어난 실적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단 평가죠. 네이버는 올 3분기 매출 2조7156억원, 영업이익 5253억원을 올렸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1.1%, 영업이익은 38.2% 증가했죠. 분기 영업이익 기준으로 여섯 분기 연속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습니다.

증권가에서도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잇따릅니다. SK증권은 인공지능(AI) 활용 전략과 서비스가 구체화한 네이버의 성장 여력이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증권사는 네이버 목표주가를 24만원으로 제시했죠. 미래에셋증권은 목표가 28만원을 제시하면서 네이버의 밸류에이션이 하단에 위치한 만큼 향후 주가 상승을 점치고 있습니다.

한 차례 데인 개인투자자들은 네이버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습니다. 지난 8월5일 네어버 주가가 15만원 선을 내줬을 때부터 이달 26일까지 876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이 와중에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220억원, 3260억원가량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죠. 네이버 주가는 8월 저점 대비 30% 넘게 뛰면서 19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주가가 오르니 개인투자자들은 엑시트(탈출)를, 외국인과 기관은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엇갈리는 증권가 전망

주가가 급등했으나 여전히 투자 매력이 높단 분석이 나옵니다. 우선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광고 시장에서의 경쟁력 악화 우려를 실적을 통해 불식시키고 있단 평가가 나옵니다. 이달 중순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색 부문의 성장률이 의미 있게 회복했다"면서 "네이버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고 분석했죠.
[마켓PRO] "외인·기관 샀다는데" 네이버 주가 더 오를까…엇갈리는 전망
증권가에선 네이버가 올해 창사 이래 처음 연간 매출 1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점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네이버가 지난 9월 약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연말까지 매입해 소각한다고 발표한 것도 주가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현재 네이버가 집중하는 분야는 쇼핑 등 커머스입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운 전용 앱을 통해 쇼핑 사업을 더 키울 계획이죠. 실제로 3분기에만 이뤄진 네이버의 쇼핑 거래 규모만 12조5000억원에 달합니다. 향후 AI를 본업인 검색은 물론이고 부동산, 지도 등 세부 서비스에 AI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죠. 업계에선 당장 성과가 나타나는 커머스 사업에 집중하겠단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마켓PRO] "외인·기관 샀다는데" 네이버 주가 더 오를까…엇갈리는 전망
하지만 향후 성장성에 의문을 가지는 증권사도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네이버의 실적 안전성은 높아졌으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투자의견도 '단기 매수'를, 목표주가는 18만원을 제시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제시한 28만원 목표주가와 큰 차이를 보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은 네이버 주가가 계속해서 오르기 위해선 자체 개발한 AI의 경쟁력 입증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충분한 점유율을 가진 만큼 쇼핑 등 별도 앱 출시를 통한 추가 성과는 유의미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자체 개발한 AI 기반 서비스를 통한 트래픽 증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중국 이커머스 공습에 따른 커머스 사업 위축, 숏폼(짧은 영상) 중심의 오픈플랫폼 전략 등 이슈가 산적한 가운데 AI를 기반으로 한 미래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