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쇼 "물기보다 짖는 것"…Fed, QT 종료?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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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신뢰를 받는 스콧 베센트(키스퀘어 걸립자)가 트럼프 행정부의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데 따른 흥분은 금새 식었습니다. 어젯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하자마자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관세를 때리겠다"고 밝힌 탓입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누가 보스인지'를 상기시켰습니다. 환율부터 크게 출렁였지만, 시간이 흐르자 시장은 냉정함을 되찾았습니다. 관세 위협은 기본적으로 협상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무는 것보다는 짖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난 1기(2017~2000) 때처럼 트럼프의 위협은 앞으로 4년 동안 지속할 것이고 크고 작은 변동성을 만들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을 무너뜨리지는 않으리라는 게 지배적 시각입니다. S&P500 지수가 7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6000을 돌파한 배경입니다. 트럼프 당선자는 어제 오후 6시 반께 트루스 소셜을 통해 오는 1월 20일 취임 첫날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10%를 부과하고 캐나다와 멕시코의 모든 상품에 25% 관세를 매길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의 경우 마약으로 쓰이는 진통제 펜타닐 때문이고,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는 마약과 이민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외환시장부터 크게 흔들렸는데요.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캐나다 달러는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멕시코 페소는 2022년 이후 가장 약세로 내려앉았고요. 중국 위안화도 0.4%가량 하락했습니다. 유럽, 일본, 한국은 트럼프 발표에 언급조차 되지 않았지만, 환율은 물론 주가도 내렸습니다. 이는 새로운 무역 전쟁이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 것이란 우려 탓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초기 급격한 움직임은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중국의 상하이 증시는 0.12% 내리고 홍콩 항셍 지수는 0.04% 오르는 등 큰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뉴욕 금융시장도 차분했습니다. '공포 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VIX)는 밤새 거의 변동이 없이 '평온한 수준'인 15 이하를 지켰습니다. 어제 '베센트 효과'로 급락했던 뉴욕 채권 시장의 수익률은 소폭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달러도 결국 0.06%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그리고 뉴욕 증시의 S&P500 지수는 0.2% 오름세로 출발했습니다.
▶유명 투자자인 빌 에커먼 퍼싱스퀘어 설립자는 "트럼프의 25% 관세는 시행되지 않을 것이며, 시행되더라도 멕시코와 캐나다가 미국으로의 불법 이민자와 펜타닐 유입을 막으면 철폐될 것이다. 다시 말해, 트럼프는 관세를 무기로 미국에 가장 큰 이익이 되는 경제적, 정치적 결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솔리타 마르첼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관세 정책이 협상 도구라는 게 드러나고 있으며, 위협의 타이밍과 좁은 목표는 협상의 여지를 시사한다. 이런 관세 위협으로 인해 단기 시장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지만, 시장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냇얼라이언스의 앤드루 브레너 전략가는 "우리는 여전히 관세를 더 전략적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무는 것보다는 짖는 것이 더 심할 것(the bark will be worse than the bite)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22V 리서치의 데니스 드부셰어도 "트럼프가 무역 정책이나 경제가 아닌 마약과 이민 문제를 관세와 연계시킨 것은 투자자들에게 이 발표가 정책 도구가 아닌 협상 전술이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실제 트럼프는 지난 1기 때인 2019년 5월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적이 있습니다. 2019년 6월부터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유입을 실질적으로 중단시킬 때까지 매달 5%씩 올려 25%까지 높이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관세 위협은 6월 7일 양국 간 협상을 통해 철회되었습니다. 멕시코가 불법 이민 단속에 합의한 덕분입니다.
어쨌든 이런 방식의 관세 위협은 계속될 것이고, 시행되든 되지 않든 간에 계속해서 시장에 크고 작은 충격을 가할 것입니다.
▶에버코어 ISI는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때때로 협상을 위해 위협하고, 실제로 취임 첫날 관세를 매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트럼프는 관세를 정책 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번 일은 금융시장을 잘 이해하는 재무장관이 있다고 해도 관세 발표는 궁극적으로 트럼프에게 권한이 있다는 걸 상기시켜준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멕시코와 캐나다의 모든 수입품에 25%의 관세가 부과될 위험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들과는 이미 무역 협정이 체결되어 있고, USMCA는 트럼프가 협상하고 서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변덕스러운 위협은 앞으로 4년 동안 계속될 수 있고 시간이 흐르면서 투자자 신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앤드루 슬리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금의 활발한 투기는 부분적으로 새 대통령이 선출된 뒤 '신혼 기간'에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하지만 일단 새 정부가 문서에 서명하기 시작하고 투자자들은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시장은 그때 후퇴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시장은 트럼프의 위협을 잊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경제 데이터는 엇갈렸습니다.
10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보다 17.3% 급감한 61만 채(연율)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예상(73만 채)이나 9월(73만8000채)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남부 지역에서 27%나 가장 크게 감소했습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전략가는 "신규주택 매매는 2022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0월 미 남부를 덮친 허리케인이 하락을 이끈 것으로 보이지만, 9월부터 본격화된 모기지 금리 상승도 부담을 주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달보다 2.1포인트 상승한 111.7을 기록했습니다. 2개월 연속 상승이고요. 월가 추정 111.3도 넘었습니다. 콘퍼런스보드의 다나 피터슨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 신뢰가 지난 2년간 형성된 범위의 최상단에 도달했다. 11월 개선은 주로 현재 상황, 특히 노동 시장에 대한 평가가 더 긍정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세부 응답을 보면 '일자리가 풍부하다'라고 답한 소비자는 33.4%로 10월의 34.1%에서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일자리가 구하기 어렵다'라고 응답이 17.6%에서 15.2%로 줄어서 이 두 응답 간의 차이인 '고용 격차'(labor differential)는 더 감소했습니다. '고용 격차'는 미국의 실업률과 상관관계가 매우 높습니다. 다음 12개월 동안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소비자도 2022년 7월에 처음 질문을 넣은 뒤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요. 소비자의 56.4%는 내년에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것도 최고 기록입니다. 주가 하락을 예상한 사람은 21.3%에 불과했습니다. 단기(12개월)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지난달 5.3%에서 11월 4.9%로 하락해 2020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RSM은 "'고용 격차'가 9월 최저치에서 연달아 반등한 것은 실망스러운 10월 노동보고서 이후 11월엔 고용이 강력히 반등할 것이라는 신호다. 전반적인 신뢰 개선은 강력한 고용으로 인해 소비자 지출이 올해 남은 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신호이기도 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기대에 부합하며 상승했고, 10월 지수는 상향 조정되었다. 10월 신규주택 판매는 허리케인 영향으로 훨씬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라면서 4분기 GDP 성장률 추정치를 연율 기준 2.4%로 유지했습니다. 오후 2시에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됐습니다. 주요 문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참가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더 중립적인 정책 입장으로 이동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했다.
▷많은 참가자는 중립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이 통화 정책의 제약 정도를 평가하는 것을 복잡하게 만들었고, 정책 제약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일부는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금리 인하를 일시 중단하고 제한적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 일부는 노동 시장이 침체하거나 경제 활동이 흔들리면 정책 완화를 가속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참가자들이 경제 전망과 관련된 위험을 평가한 결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상향 위험은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고용과 성장에 대한 하향 위험은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FOMC 위원들은 향후 금리 인하를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고, '중립금리' 수준에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이 신중론을 펼쳐야 하는 배경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대선 결과가 통화 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증시 변동성이 11월 5일 결과가 나오기 전에 상승하고 그 후에 하락했다는 직원 메모가 전부였습니다.
▶에버코어 ISI는 "11월 회의록은 다가오는 12월 회의에 대해 특별히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이 경제 전망, 위험, 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공식 논의는 없었다. '점진적'이라는 표현이 쓰였는데 과거 이 표현은 매 회의가 아닌 격 회의로 금리를 조정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어서 12월 회의를 건너뛸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다. 우리는 여전히 12월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점진적'이라는 표현은 건너뛸 가능성을 지지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음을 인정한다. 반면 '인플레이션 전망의 상방 위험은 거의 변화가 없었고, 고용과 성장의 하방 위험은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라는 경제 평가는 다소 비둘기파적(dovish)"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새로운 정보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장이 주목한 게 하나 있었습니다.
▷일부는 향후 회의에서 '역레포 상설 기구'(ON RRP)에서 제공하는 금리(4.55%)를 기준금리 하단(4.50%)과 같이 설정하는 기술적 조정이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Fed는 기준금리 하단보다 5bp 금리를 더 줘서 시장의 잉여유동성을 흡수하고 있는데요. 이를 하단과 맞추면 금융사들이 이 돈을 시장에 더 풀 수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Fed가 이제 시장의 유동성이 감소하는 데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보유채권을 계속 감축하는 양적 긴축(QT)의 끝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스테노 리서치의 안드레아 스테노 라르센 설립자는 "이는 Fed가 유동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강력한 초기 신호다. 아마도 시장에 매우 긍정적인 뉴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Fed가 앞으로 몇 달 안에 QT를 끝낼 것이라는 예측 보고서를 냈는데요. 잉여유동성으로 여겨지는 RRP 잔액이 많이 감소했다는 것이죠, 앞으로 QT를 3개월 정도는 지속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QT로 인해 은행준비금이 감소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Fed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과거 "은행준비금은 GDP의 10~11% 수준이면 충분할 수 있다"라고 했는데요. 지금 준비금이 그 정도이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는 QT가 종료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잉여유동성이 사라진 상황에서 QT를 이어간다면 지난 2019년에 발생한 것처럼 단기 금리가 급변동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FOMC 회의록이 발표된 뒤 국채 금리의 상승 폭은 감소했습니다. 결국, 오후 4시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7bp 오른 4.30%, 2년물은 0.6bp 상승한 4.258%에 거래됐습니다. 트럼프의 (인플레를 자극할 수 있는) 관세 위협에도 국채 금리가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인 데에는 FOMC 회의록 외에도 두 가지 요인이 더 있었습니다.
먼저 국채 경매가 계속 호조를 보인 것입니다. 오후 1시 5년물 국채 경매 결과가 나왔는데요. 응찰률이 2.43배로 지난달 2.39배보다 높아지면서 발행 금리가 4.197%로 발행 당시의 시장 금리(WI) 4.199%보다 0.2bp 낮게 형성됐습니다. 5년물 경매에서 발행 금리가 더 낮게 결정된 것은 수요가 충분했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 헤즈볼라와 휴전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것입니다. 물론 "레바논에서의 휴전은 이란의 위협에 집중하고, 우리 군을 쉬게 하고, 하마스를 고립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지만요. 또 휴전 기간에 대해 "상황이 어떻게 펼쳐지는지에 달려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스라엘 언론은 헤즈볼라를 대리해 협상에 나선 레바논 당국과 최종 합의에 도달하면 휴전은 오는 27일 오전 10시에 발효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아침에 오름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는 이스라엘의 발표에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0.25% 낮아진 배럴당 68.77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15일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을 누르는 요인이지요.
결국, 트럼프의 관세 위협은 협상용으로 여겨지고, QT 종료 예상 및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이라는 호재를 바탕으로 뉴욕 증시는 7일째 상승 마감했습니다. S&P500 지수는 0.57%, 나스닥은 0.63% 올랐고 다우는 0.28%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와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빅테크가 주도했습니다. 엔비디아가 0.66% 반등했고 아마존은 3.18%, 마이크로소프트 2.2%, 메타 1.49%, 애플 0.94% 상승했습니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가 추진하는 전기차 세액공제에서 제외될 것이란 소식에 이틀째 하락(-0.11%)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엔비디아를 제외한 반도체 업종은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AMD가 2.42%, 인텔이 3.3%, 마이크론이 2.56% 내렸습니다. 트럼프의 중국 위협이 지속한다면 부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및 장비 수입국이니까요. 게다가 미즈호에서 마이크론 등 메모리 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를 냈습니다.
미즈호는 "PC와 스마트폰의 수요 약세 및 재고 과잉으로 인해 2025년 상반기까지 D램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버 D램도 2024년 4분기부터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2025년 1분기에는 하락할 전망이다. 게다가 CXMT 등 중국 업체들의 기술 발전이 D램 시장의 새로운 공급 과잉 리스크로 부각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HBM(고대역폭 메모리)는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고요. 내년 하반기에는 D램 가격 하락 폭이 감소하면서 시장이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반도체뿐 아니라 엑손모빌, 나이키, 월풀, 포드 등 멕시코/캐나다/중국 관련 노출이 많은 에너지, 소매업체, 제조업과 자동차 회사의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트럼프 트레이드'로 인해 금융 산업 소재 업종과 소형주 등 경기 민감주들이 상승하다가 가끔 빅테크가 이를 쫓아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찰스 슈왑은 "대선 이후 금융 에너지 유틸리티 업종의 강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빅테크 주가는 약세로 전환했다"라면서 "전반적으로는 시장 폭이 넓어지면서 강세장이 잘 유지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올해 내내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거래되는 S&P500 주식의 비중이 60% 미만에 그쳤는데, 대선 이후 시장의 폭이 넓어지면서 지난 주말 기준 73%가 200일선 위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겁니다. 내일 이침에는 10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나오는데요. 근원 PCE 물가는 지난 5월 이후 전년 대비 2.6~2.7%대에 갇혀 있었는데 월가는 10월 2.8%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전월 대비로도 0.3% 오르고요. 이는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일 것입니다.
하지만 12월 금리 인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보는 관측이 많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 데이터에서 상승하는 많은 부분은 '캐치업'(과거 상승한 게 시차로 인해 지금 반영되는) 요인에 기인한다"라면서 인플레이션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아메리프라이즈의 러셀 프라이스 이코노미스트는 "10월의 더 높은 데이터가 장기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를 탈선시키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FOMC)의 Fed 워치 시장에서는 12월 금리 인하 베팅이 63%로 전날 52%보다 조금 높아졌습니다. FOMC 회의록 영향에다 '매파' 닐 캐시캐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가 "12월 FOMC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고려하는 것은 여전히 합리적"이라고 밝힌 덕분입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하락 추세에 있다는 확신이 있으며, 지금 당장 노동 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투자자들은 12월에 내리지 않으면 1월에 인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래서 혹시 12월에 내리지 않아도 충격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로 인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의 취임(20일)과 1월 FOMC 회의(28~29일) 사이에는 불과 9일이 있습니다. 만약 임기 첫날에 멕시코와 캐나다에 새로운 관세를 매긴다면, FOMC가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