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들이 약세를 보인 탓이다. 최근 들어 인공지능(AI) 산업과 관련해 하드웨어 대신 소프트웨어 종목들이 꿈틀대는 점도 눈길을 끈다.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관세 부과에 나서면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기업보다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수급 이동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오전 9시31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400원(2.40%) 내린 5만6900원에, SK하이닉스는 5900원(3.33%) 하락한 17만12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한미반도체(-5.20%), 테크윙(-5.04%), HPSP(-5.39%), 이오테크닉스(-5.02%) 등 AI 테마에 포함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들도 낙폭이 크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함께 미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임명된 비벡 라마스와미가 반도체 보조금 집행을 서두르는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며 반도체법(Chips Act)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영향이다.

이와 별개로 간밤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1.21% 하락한 영향도 반도체 섹터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종목별로 보면 직전 2거래일동안 7.26% 하락한 엔비디아는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AMD(-2.42%), 마이크론테크놀로지(-2.57%), 퀄컴(-1.19%), TSMC(-0.67%), 온세미컨덕터(-2.13%) 등 반도체주들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AI 투자에 적극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아마존(3.19%), 메타플랫폼스(1.49%),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0.88%) 등은 강세를 보였다.

한국 증시에서도 딥노이드(13.29%), 한글과컴퓨터(6.54%), 제이엘케이(3.36%), 이스트소프트(1.15%) 등 의료용을 비롯한 AI 소프트웨어 관련 종목들이 강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 증시의 특징 중 하나는 시장을 이끌어온 하드웨어 대신 소프트웨어 업종으로 수급이 점차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지난 7월 AI 수익화 논란 이후 나타난 변화 중 하나로, 대규모 자본투자 후 수익화 이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각국의 관세 전쟁이 진행될 경우 하드웨어 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일부 피할 수 있다는 기대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