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료수학센터는 부산시 지능형 헬스케어 기업 지원 사업 등을 지원했다. /부산의료수학센터 제공
부산의료수학센터는 부산시 지능형 헬스케어 기업 지원 사업 등을 지원했다. /부산의료수학센터 제공
신체 정보(나이, 키, 허리둘레 등)와 건강검진 이력, 생활 습관(음주, 흡연) 또는 요양원에서 재는 생체신호까지. 부산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에스씨티는 이런 정보를 학습용 데이터로 만들어 인공지능(AI)이 추천하는 개인 맞춤형 건강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동아대 경영정보학과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가수리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의 자문을 얻었다.

학습용 데이터는 헬스케어 서비스 운영 시스템 정보를 포함한 ‘신경망’을 거쳐 △만성질환 △약물 부작용 △운동 추천 △영양 추천 등에 대한 평가 등급을 매기거나 건강 모니터링 또는 지역 병원까지 추천한다. 신경망에 포함되는 정보도 다양한데,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 관련 정보와 이와 연관된 약물과 운동 또는 만성질환 여부 등이 포함된다. 이런 정보들은 각각 만성질환 위험군 분류와 건강평가와 예측 등급으로 재분류되며 신경망을 구성하는 변수로 생성된다.

서창성 에스씨티 대표는 “부산의료수학센터의 도움을 받아 개인 정보 보호 차원의 블록체인 기술을 연계하는 등 서비스가 가능한 구조의 학습 데이터를 만들어왔다. AX(AI 전환) 흐름이 빨라지고 있어 자칫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 내년 상반기 테스트를 거쳐 하반기 곧바로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로 의료 문제 해결

부산의료수학센터, 산·학·병원 협력…의료 AI 기술로 바이오 생태계 혁신
에스씨티의 AI 기반 건강 추천 알고리즘을 구성하는 신경망에는 복잡한 미분 계산식이 활용된다. 학습용 데이터의 서비스 이용자의 개별 정보와 신경망 항목을 구성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운영 시스템에 포함된 변수와의 연관성을 정밀하게 계산하는 셈이다.

부산의료수학센터의 역할은 바로 여기에 있다. 신경망을 따라 복잡하게 얽힌 변수 간의 관계성을 규명하기 위해 각각의 상황에 맞는 미분식이 들어간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것이다. 윤강준 부산의료수학센터장은 “뉴런의 강도를 강하게 하는 것은 실제 환경을 정확하게 계산하는 미분식의 역할”이라며 “미지수만큼의 데이터가 필요하므로 AI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은 결국 정확한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했는지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부산의료수학센터는 부산대병원 성형외과와 함께 AI 기반의 얼굴 형태 예측 기술을 연구했다. 엑스레이 영상을 학습해 양악 수술 이후 얼굴 형태를 사전에 예측한다. 동아대병원과는 장시간 자세 유지가 어려운 알츠하이머 환자를 위한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 복원 기술을 개발했다. MRI 초기 15분 이미지와 후기 15분 이미지를 입력하면 중간 단계 이미지를 예측해 복원한다. 지난해 특허 등록을 마무리했다. 정확도는 95%에 이른다.

○데이터 신뢰성 검증 기관이 목표

부산의료수학센터는 2020년 시범사업으로 출범한 기관이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분원 개념이다. 지난해까지 부산의료수학센터는 부산대병원과 동아대병원을 비롯해 다양한 기업과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이전해왔다. 의료수학 생태계 조성 지원 사업이나 구강질환 개선을 위한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등의 정부·공공기관 사업을 수행하며 지역 바이오산업 생태계 육성에 앞장섰다.

현재 부산의료수학센터는 시범사업을 마무리하고, 부산 분원 체제 가동을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섰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정부의 분원 설립 승인이 나면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의료 클러스터에 입주해 수학 지식에 기반한 데이터 신뢰성 검증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윤 센터장은 “보급형으로 만들어진 AI 알고리즘도 실제 적용 현장에서 다양한 변수에 의해 오차가 생긴다”며 “데이터 품질 검증에 초점을 맞춰 지역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가꿀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