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보 김환기 피카소 작품들로 가득찬 '가정집'에 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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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디뮤지엄 성수
디뮤지엄 개관 10주년 기념전
'취향가옥' 2025년 5월 18일까지
디뮤지엄 개관 10주년 기념전
'취향가옥' 2025년 5월 18일까지
"집은 삶의 보물창고다"
프랑스에서 활동한 '건축 거장' 르 코르뷔지에는 집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집이 단지 휴식이나 숙식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여가와 취미 그 자체라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주거와 업무, 휴식 공간의 구분이 불분명해지면서 '집'의 의미는 더욱 중요해졌다.
인간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자신의 취향을 반영하는 물건들을 그 속에 채워넣기 시작했다. 이 때 예술 작품은 가장 주요한 역할을 했다. 과거 수장고에 '모셔두던' 그림, 조각, 설치작들을 집 곳곳에 꺼내놓았다.
그럼, 미술관에서만 보던 김환기, 박서보,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이 우리 집 벽에 걸린다면 어떨까. 거장들의 작품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잠을 자는 일상은 어떨까. 이러한 상상을 실현시켜줄 전시가 성수동에 열렸다. 대림미술관 디뮤지엄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연 '취향가옥: Art in Life, Life in Art'이 그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5가지의 취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5개의 '취향 가옥'이 펼쳐진다. 3층으로 나눠진 전시는 영상 감독, 플랜티스트, 갤러리스트, 셰프, 티 소믈리에가 자신의 취향에 맞게 꾸며놓은 방을 감상할 수 있다. 각자 다른 직업과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의 방을 직접 들어가보며 그들의 삶을 상상할 수 있다. 화장실, 부엌, 창고까지 모두 '진짜 집'처럼 그대로 붙어 있다. 마치 부동산 임장을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전시장을 정교하게 꾸며놓았다.
이번 전시 속 집들에는 김환기, 박서보, 파블로 피카소, 백남준 등 거장들의 작품이 놓였다. 이뿐만 아니라 장 푸르베, 핀 율 등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가구들까지 만나볼 수 있다. 이렇듯 70여 명의 작가와 디자이너의 작품 300여점을 가옥 안에서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첫 번째 집으로 들어가면 모자(母子)의 방을 만나볼 수 있다. 아들은 영상 감독, 어머니는 티 소믈리에다. 영상 감독인 아들은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와 그래픽, 색감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방에 걸어놓은 반면 티 소믈리에 어머니의 방은 단아하고 차분하다. 어머니의 방에서는 다도 가구와 함께 걸린 박서보와 김환기의 작품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면 30대 부부의 취향가옥이 펼쳐진다. 자연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이들의 취향이 녹아든 공간이다.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테라스다. 문을 열고 나서면 눈앞에 서울숲이 펼쳐진다. 도심 속에서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집 안은 이강소, 파블로 피카소, 로마멜리 등 생동감 넘치는 작업들이 가득 채웠다. 작품과 함께 걸린 화려한 샹들리에, 대리석은 공간의 분위기를 완성시킨다. 관객을 단순 '관람객'이 아닌 '귀빈'으로 대접하기 위한 기획자의 의도가 담겼다. 마지막 층에서는 많은 소품들을 모아 전시하는 '맥시멀리스트' 남성의 공간이 펼쳐진다. 갤러리를 집 안으로 옮겨놓기 위해 벽을 모두 전시장처럼 흰색으로 꾸몄다. 이 집은 복층 구조로 꾸며졌는데, 작은 공간까지도 백남준 등 유명 작가의 작품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기묘하고 화려한 회화와 조각 작품들이 가득 놓였다. 집이 아닌 갤러리를 유랑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전시는 내년 5월 18일까지 이어진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프랑스에서 활동한 '건축 거장' 르 코르뷔지에는 집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집이 단지 휴식이나 숙식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여가와 취미 그 자체라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주거와 업무, 휴식 공간의 구분이 불분명해지면서 '집'의 의미는 더욱 중요해졌다.
인간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자신의 취향을 반영하는 물건들을 그 속에 채워넣기 시작했다. 이 때 예술 작품은 가장 주요한 역할을 했다. 과거 수장고에 '모셔두던' 그림, 조각, 설치작들을 집 곳곳에 꺼내놓았다.
그럼, 미술관에서만 보던 김환기, 박서보,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이 우리 집 벽에 걸린다면 어떨까. 거장들의 작품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잠을 자는 일상은 어떨까. 이러한 상상을 실현시켜줄 전시가 성수동에 열렸다. 대림미술관 디뮤지엄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연 '취향가옥: Art in Life, Life in Art'이 그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5가지의 취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5개의 '취향 가옥'이 펼쳐진다. 3층으로 나눠진 전시는 영상 감독, 플랜티스트, 갤러리스트, 셰프, 티 소믈리에가 자신의 취향에 맞게 꾸며놓은 방을 감상할 수 있다. 각자 다른 직업과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의 방을 직접 들어가보며 그들의 삶을 상상할 수 있다. 화장실, 부엌, 창고까지 모두 '진짜 집'처럼 그대로 붙어 있다. 마치 부동산 임장을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전시장을 정교하게 꾸며놓았다.
이번 전시 속 집들에는 김환기, 박서보, 파블로 피카소, 백남준 등 거장들의 작품이 놓였다. 이뿐만 아니라 장 푸르베, 핀 율 등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가구들까지 만나볼 수 있다. 이렇듯 70여 명의 작가와 디자이너의 작품 300여점을 가옥 안에서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첫 번째 집으로 들어가면 모자(母子)의 방을 만나볼 수 있다. 아들은 영상 감독, 어머니는 티 소믈리에다. 영상 감독인 아들은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와 그래픽, 색감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방에 걸어놓은 반면 티 소믈리에 어머니의 방은 단아하고 차분하다. 어머니의 방에서는 다도 가구와 함께 걸린 박서보와 김환기의 작품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면 30대 부부의 취향가옥이 펼쳐진다. 자연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이들의 취향이 녹아든 공간이다.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테라스다. 문을 열고 나서면 눈앞에 서울숲이 펼쳐진다. 도심 속에서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집 안은 이강소, 파블로 피카소, 로마멜리 등 생동감 넘치는 작업들이 가득 채웠다. 작품과 함께 걸린 화려한 샹들리에, 대리석은 공간의 분위기를 완성시킨다. 관객을 단순 '관람객'이 아닌 '귀빈'으로 대접하기 위한 기획자의 의도가 담겼다. 마지막 층에서는 많은 소품들을 모아 전시하는 '맥시멀리스트' 남성의 공간이 펼쳐진다. 갤러리를 집 안으로 옮겨놓기 위해 벽을 모두 전시장처럼 흰색으로 꾸몄다. 이 집은 복층 구조로 꾸며졌는데, 작은 공간까지도 백남준 등 유명 작가의 작품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기묘하고 화려한 회화와 조각 작품들이 가득 놓였다. 집이 아닌 갤러리를 유랑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전시는 내년 5월 18일까지 이어진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