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뉴스1
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뉴스1
"최수연 대표가 해낼 줄 알았다"

27일 네이버 주가가 9개월 만에 장중 20만원대를 회복하자 포털사이트 종목 토론방에선 그동안 주가 부진을 감내한 주주들 사이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2시18분 현재 네이버는 전날보다 3.53% 오른 20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네이버 주가가 20만원대에 다시 오른 것은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이달 들어 4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최근 네이버 주가가 '파죽지세'로 달리는 것은 떠났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네이버 주식을 72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 1위다. 2위 삼성중공업(1900억원)에 거의 4배에 달한다.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에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렸다. 네이버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2조7156억원을,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8.2% 증가한 5253억원을 기록했다.

광고 부문 매출 회복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실적과 주가 바닥에 대한 심리가 번진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광고사업 핵심 부문 중 하나인 디스플레이광고(DA) 매출은 지난해 1분기 13.1%, 3분기 9.5% 각각 감소했으나 올해 1분기와 3분기는 각각 5.3%와 11%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더해 네이버는 지난 11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주요 사업 중장기 전략 방향에 대해 공개했다. AI 기술과 검색, 콘텐츠, 쇼핑 등 기존 서비스 간 연계를 강화해 수익화한다는 게 골자다. 최수연 대표가 직접 AI에 접목한 서비스·상품을 구체적으로 소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전략적으로 자원을 투입해 서비스 전반에 생성형 AI 기술을 쓸 계획"이라며 "AI 수익화와 투자 집행에 대한 결과가 내년 실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주주는 포털사이트 종목 토론방에 "드디어 AI 사업 성과가 나온다"며 기대를 전했다.

증권가에서도 전통적 '효자'인 광고 부문 실적 회복과 AI 활용 전략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실적과 업황 모두 바닥을 확인했고, 너무 보수적으로 잡혀있는 내년 실적 눈높이도 상향조정 될 여지가 크다"며 "향후 AI 기술을 활용한 타겟팅 고도화와 신규 비즈니스쿼리 확대로 견조한 성장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구체화된 AI 활용 전략과 서비스 변화에 따른 성장이 주가에 반영될 시기"라며 내년도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전년 대비 8.5%와 20.3% 증가한 11조5000억원과 2조4000억원으로 전망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